남학생 대면식과 단체 채팅방에서 같은 학과 여학생의 외모를 평가하고 초등학생을 놓고 성희롱 발언을 한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출신 현직·예비교사 14명이 교육청 징계를 받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5일 ‘서울교대 남자 대면식 성희롱 의혹’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청은 18명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여 현직교사 7명, 임용대기 중인 예비교사 7명 등 14명에게 징계 처분(중징계 4명, 경징계 7명, 경고 3명)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세부적인 징계 처분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계획”이라며 “감사 결과 통보 후 재심의 절차를 거쳐 경징계는 소속 교육지원청에서, 중징계는 교육청에서 징계처리 절차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번 단체 성희롱 의혹은 지난 3월 서울교대에 대자보가 붙으면서 불거졌다. 남학생들만 모인 선·후배 대면식에서 신입 여학생의 이름과 사진, 개인정보가 담긴 책자가 만들어지고, 외모 품평회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성희롱 발언이 있었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서울교대는 자체조사를 통해 재학생 21명을 징계하고, 졸업생 24명의 명단을 교육청에 통보했다. 교육청은 지난 6월부터 감사에 착수해 이날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청 감사 결과 의혹 대부분이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교대 남자 대면식은 지난해까지 매년 3월경 재학생-졸업생 간의 비공식 모임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대면식에서 사전 제작한 신입 여학생 소개 자료를 졸업생에게 전달하고 외모 평가를 했다. 해당연도 3학년생은 2학년생에게 소개자료 작성법을 구두 인수인계했다. 2017년 대면식 때는 재학생 각자가 좋아하는 여학생과 그 이유를 밝히는 과정에서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발언이 오갔다.
교육청은 21명이 참여한 단체 채팅방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같은 과 동기 여학생의 외모평가를 한 것은 물론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을 두고 “따로 챙겨 먹어요 이쁜 애는”이라는 등 성희롱성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은 “관련자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 등의 처분과 더불어 재발 방지 및 성인지감수성 향상을 위해 특별교육 이수 등 후속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성폭력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불관용의 원칙 아래 신속하고 철저히 사실관계를 규명, 엄중히 책임을 물음으로써 신뢰받고 안전한 교육환경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