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외교결례’ 논란, 文 대통령 질문 가로채며 ‘민주당 비판’까지

입력 2019-09-24 22:30 수정 2019-09-24 22:33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독점하면서 또다시 외교 결례를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취재진이 짧은 되묻기를 포함해 총 17개에 이르는 질의응답을 독점했다. ‘총기 규제’, ‘중동 긴장 고조’ 같은 회담 의제와는 상관없는 질문도 쏟아졌다.

총기 규제 문제와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들이 터무니없이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 수정헌법 2조 상 권리를 수호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며 민주당을 공격하는 발언을 하며 자국 정치 현안에 대해 답변을 하기도 했다. 상대국 정상을 옆에 둔 정상회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개인 기자회견과 같은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질의응답 마지막에는 문 대통령에 대한 질문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하면서 ‘질문 가로채기’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기자가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도록 하기를 원하는지 듣고 싶다”고 질문했는데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그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김 위원장과는 그런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지금 미국은 북한과 전쟁 중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회견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11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을 옆에 두고 국내 현안 등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해 ‘외교 결례’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뉴욕=임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