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독점하면서 또다시 외교 결례를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취재진이 짧은 되묻기를 포함해 총 17개에 이르는 질의응답을 독점했다. ‘총기 규제’, ‘중동 긴장 고조’ 같은 회담 의제와는 상관없는 질문도 쏟아졌다.
총기 규제 문제와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들이 터무니없이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 수정헌법 2조 상 권리를 수호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며 민주당을 공격하는 발언을 하며 자국 정치 현안에 대해 답변을 하기도 했다. 상대국 정상을 옆에 둔 정상회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개인 기자회견과 같은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질의응답 마지막에는 문 대통령에 대한 질문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하면서 ‘질문 가로채기’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기자가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도록 하기를 원하는지 듣고 싶다”고 질문했는데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그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김 위원장과는 그런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지금 미국은 북한과 전쟁 중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회견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11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을 옆에 두고 국내 현안 등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해 ‘외교 결례’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뉴욕=임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