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연세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위안부 피해자 모욕 및 학생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류석춘 교수의 파면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류 교수에게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정치적 이유로 그의 학문적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류석춘 교수의 정치적 파면에 반대하는 연세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일동’이라고 밝힌 이들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중앙도서관 벽에 “연세대의 ‘미운 오리새끼’ 류석춘 교수의 정치적 파면에 반대하고, 언론과 정치권의 집단 혐오를 강력 규탄한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
이들은 우선 류 교수가 성희롱성 발언을 들은 학생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화자(류 교수)의 의도가 없었다고 한들 해당 발언은 수용자와 제3자 관점에서는 그런 의미로 읽힐 여지가 충분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류 교수는 당사자에게 빠른 시일 내 진심 어린 태도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류 교수를 정치적으로 파면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앞장서고 있는 언론과 정치권을 강력 규탄한다”며 “언론사들은 강의 내용을 맥락 없이 부분 발췌해 헤드라인을 작성하는 등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권을 비롯한 주요 언론사들은 류 교수가 과거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역임했던 이력을 내세우며 정치공세를 퍼붓는가 하면,일본 극우 세력과 다를 바 없다는 식으로 매도해 학자로서의 그의 삶을 모조리 짓밟는 반민주적 우를 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학교 측에 류 교수의 학문적 자유를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학문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제22조를 언급하며 “대학에서의 연구내용과 과제가 어떤 이유로 외부에 의해 제한될 수 없음을 최고법으로 명시한 것”이라며 “학자의 견해가 대중들의 정서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대학은 학자와 그 연구를 보호해야하는 의무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류 교수는 사회학과 발전사회학 강의 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또 질문하는 여학생을 향해 “궁금하면 (매춘) 한번 해볼래요?”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연세대는 23일 “소속 교수의 강의 중 발언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내고 공식 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연세대 총학생회는 공식 성명을 내고 “강의 중 망언과 성희롱을 일삼은 류 교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총학은 류 교수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학교 측에 류 교수를 파면하라고 요청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