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라고 폄하해 논란을 빚은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을 찾아온 시민과 몸싸움을 벌였다.
류 교수는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이라는 제목의 교양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 있는 자신의 연구실로 출근했다.
그는 자신의 막말 논란에 모여든 취재진을 지나치며 연구실로 향했다. 복도를 걷는 동안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류 교수 연구실 문과 주변 벽에는 그의 사과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메모지가 가득 붙여져 있었다. 이날 출근길에서 류 교수는 이 글들을 자세히 읽거나 떼지 않고 그대로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후 류 교수 연구실에는 새하얀 한복과 같은 색깔의 모자를 쓴 한 시민단체 회원이 찾아왔다. 자신을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라고 소개하며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류 교수의 팔과 멱살 등을 잡고 끌어내는 등 몸싸움을 벌였다.
그는 문제가 된 류 교수의 발언들에 대해 10여분간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의가 계속되자 류 교수는 멀찌감치 떨어진 연구실 구석에 서서 백 대표의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 영상에 담았다.
앞서 류 교수는 지난 19일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수업인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며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 매춘의 일종”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금도 살기 어려운데 조금 일하면 돈을 받는다는 매춘 유혹이 있다. 예전에도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반발이 있자 그는 “지금도 ‘매너 좋은 손님 술만 따라주고 안주만 주면 된다’고 말하며 접대부하고 매춘을 시작한다”며 한 수강생에게 ”궁금하면 (매춘) 한 번 해볼래요?”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이후 류 교수가 일제의 토지 수탈, 쌀 수탈, 강제징용, 위안부 등 역사적 사실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는 또 다른 수강생의 폭로도 이어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과거 류 교수가 했던 ‘일베 옹호 발언’ ‘노인 비하 발언’ 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오르기도 했다.
연세대 총학은 24일 ‘류석춘 교수는 학생과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대학 본부는 류석춘 교수를 파면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강의 중 망언과 성희롱을 일삼은 류 교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