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 돼지고기 도매가 kg당 399원↑

입력 2019-09-24 16:34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 북부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23일 경기도 김포 양돈농장의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과 함께 이날 저녁 7시 30분부터 재발령된 경기·인천·강원 지역에 대한 48시간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축산유통종합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24일 오후 3시 20분 현재 전국(제주 제외) 도매시장에서 돼지고기 평균(등외제외) 경매 가격은 kg당 5223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날 경매 가격인 kg당 4824원보다 오른 것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기 전인 16일 돼지고기 경매가는 4403원이었다.

그러나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으로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이 내려지면서 18일 6201원까지 뛰었다가, 19일 이동중지명령이 해제되면서 5828원으로 내려갔고, 20일에는 5017원으로 다시 떨어지면서 안정세를 찾던 중이었다.

돼지고기 가격의 향후 추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과 밀접하게 연동돼 있어 보인다. 돼지열병이 다발적으로 발생해 일시이동중지명령이 이어지면 경매가 상승이 불가피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소매가 상승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확산 범위가 늘고 살처분 돼지 수가 증가하면 더욱 가격 상승 압박을 받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 100g 소매가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2123원까지 뛰었다.

16일 기준 2013원이었던 소매가는 일시이동중지명령(17∼19일)으로 19일 2천103원까지 상승했다가 20일 2092원까지 다시 떨어졌지만, 또다시 상승한 것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 기준 살처분 대상 돼지는 11개 농장 2만808마리로 나타났다.
이 중 9개 농장 1만6573마리가 살처분·매몰됐고 나머지 4235마리에 대한 살처분 조치가 진행 중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국회 현안 보고에서 “19일 이동 중지 조치 해제 후 출하가 재개되며 안정화됐지만, 추가 이동 중지 조치에 따른 출하 제한으로 가격과 수급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다만 “현재 국내 돼지 사육 두수와 수입량, 재고량은 평년 수준을 웃돌아 돼지고기 공급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지난달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46.7% 폭등했다.

지난해 8월 중국 북부 랴오닝성의 한 농가에서 처음 발병한 후 9개월이 안 돼 중국 내 31개 성·직할시·자치구로 모두 퍼졌다. 한국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초기 진압에 실패할 경우 더 많은 돼지를 살처분해야 하고 돼기고기값 급등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