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뉴욕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비핵화 협상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정당은 ‘맹탕 회담’이었다고 깎아내렸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미는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정신 등 한반도 평화의 이정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대화와 협상이 본격적으로 추진돼야 할 시점”이라며 “조만간 재개될 북·미 실무협상은 그 시발점이 돼야 하는 만큼 기대도 크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교착상태에 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한 대화와 협상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주춧돌이 또 하나 놓였을 것”이라며 “우리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주역이라는 마음가짐을 한시도 잊지 말고 평화의 문이 활짝 열릴 때까지 부단한 노력을 경주할 것을 문 대통령에게 주문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한·미 정상은 한·미동맹을 지속·강화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우려를 거둘 수 없다”며 “원론적인 한·미동맹의 강조일 뿐, 주요 현안을 의제로 삼지도 못하고 미국의 이해나 협조를 얻어내지도 못하고 끝났다”고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전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는 얻은 것 없는 빈손이나 숙제는 한 아름 안게 됐다”며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 군사 장비 구입 압박이 우리 앞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각국 정상들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이 또다시 공허한 대북 제재 완화와 일방적인 북한 짝사랑을 내비치는 비극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한·미 양국의 공감대와 의지를 재확인한 것은 고무적이나, 그것이 전부였다”며 “산적한 한·미 간 현안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파국에 치달은 한·일 관계에 대한 중재 요청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문 대통령의 ‘대북 환상주의’가 우리의 국익을 정교하게 관철하는 예리함과 한·미동맹을 무디게 만든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치열한 협상과 합의의 장이 돼야 했을 외교 무대가 ‘이상적인 한반도 평화’만을 외치는 웅변 무대로 전락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확인하고 싱가포르 합의 정신을 다시 확인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원칙의 확인에 그쳐서는 안 되고 향후 북·미회담의 진행 과정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도 호혜적인 관계에 기초한 구체적인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