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호’가 여자배구 세계 랭킹 1위 세르비아를 격파했다. 1.5군 전력의 세르비아를 상대했지만, 공격 경로를 다변화한 ‘토털 배구’로 5년 만에 승리를 거뒀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24일 일본 도야마 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8차전에서 세르비아를 세트 스코어 3대 1(25-21 25-18 15-25 25-23)로 물리쳤다. 세계 랭킹 9위인 한국은 2014년 마카오 그랑프리 이후 5년 만에 세르비아를 잡았다. 통산 전적은 3승 11패. 월드컵 중간 전적은 4승 4패다.
세르비아는 이번 대회에서 브란키차 미하일로비치, 티아나 보스코비치와 같은 핵심 선수들을 빼고 20대 초반 선수 위주의 대표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8차전까지 162점을 뽑아 득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아나 벨리카, 세트마다 0.59개의 블로킹으로 철벽 방어를 펼치는 마자 알레크시치는 세르비아의 위용을 지탱하고 있다.
한국은 이런 세르비아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김연경(엑자시바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공격 경로를 찾은 ‘토털 배구’의 결과였다.
김연경, 김희진(IBK기업은행), 이재영(흥국생명)의 ‘삼각편대’는 55점을 합작해 세르비아의 코트를 공략했다. 김희진은 이날 21점을 뽑아 최다 득점자가 됐고, 승부처마다 집중력을 발휘한 김연경이 19점으로 뒤를 이었다. 이재영도 15득점으로 화력을 지원했다.
승부처는 긴장감 넘치는 랠리를 펼친 4세트였다. 18-17로 앞서던 한국은 카타리나 라조비치의 블로킹과 미나 포포비치의 속공으로 연달아 2점을 빼앗겨 18-19로 역전을 허용했다. 이때 이재영이 오픈 공격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춘 뒤 김연경이 낮게 넘어온 공을 재치 있게 밀어 넘겨 20-19로 재역전했다.
세르비아의 막판 추격이 펼쳐진 23-22의 리드에서 ‘해결사’는 결국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매치포인트를 만든 뒤 1점을 빼앗기고 이어진 랠리에서 오픈 공격으로 승부를 갈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