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 백제 시대로 시간여행을 안내한다

입력 2019-09-24 11:56
한성백제 체험마을

서울이 한 나라의 도읍지로 역사에 등장한 것은 조선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 전 한성도읍기 왕궁과 풍납토성이 서울 송파구에 있었다. 송파구가 그 시절로 시간여행을 안내한다.

서울 송파구(구청장 박성수)는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올림픽공원 평화의문 광장 일대에서 ‘제19회 한성백제문화제’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한성백제문화제는 서울 송파에 처음 뿌리를 내린 초기 백제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는 축제다.

송파구는 백제시대 679년(BC 18~AD 660)의 전체 역사 중 송파에 도읍을 두었던 한성도읍기가 493년으로 가장 길었고, 해상강국으로서 최대 전성기를 누렸던 점에 착안해 1994년부터 한성백제문화제를 개최해왔다. 체험형 역사문화축제를 지향하며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여 서울에서 유일하게 6년 연속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고, 세계 축제올림픽이라고 불리는 ‘피너클 어워드’ 7년 연속 수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축제기간 동안 송파구 곳곳이 백제시대로 탈바꿈한다. 백제인들이 살던 마을이 꾸며지고, 당시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올림픽로에서는 백제의 왕과 신하, 백성들이 만드는 대형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송파구는 올해 한성백제문화제 19회째를 맞아 ‘백제의 건국, 2천년 고도 서울을 열다’라는 주제로 백제의 건국을 집중 조명한다. 축제를 하루 앞둔 26일 오후 7시 석촌동 고분군에서 동명제가 열린다. 이는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제례의식으로, 의식 전후에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올해는 뮤지컬 공연 ‘근초고왕, 위례에서 백제를 꽃피우다’가 무대에 오른다.

27일에는 혼불채화식과 개막식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오후 3시 한성도읍기의 대표 유적인 풍납백제문화공원에서 혼불을 채화해 개막식 주제공연장으로 봉송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오후 7시 개막식에는 가수 소향과 비보이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어 120여명이 출연하는 주제공연 ‘한성백제의 터’가 송파에 세워진 백제의 건국을 웅장하게 표현한다.

28일에는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 마련된 온조대왕 무대에서 ‘한마음 어울마당’이 펼쳐진다. 16개 동에서 참여한 주민들이 자치회관 프로그램을 통해 익힌 끼와 재능을 겨룬다. 몽촌해자 수변무대에서는 음악회와 더불어 ‘한성백제 전국 청소년 동아리 경연대회’가 열린다.
마상행렬

29일 오후 3시부터는 잠실역 사거리~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 1.5㎞구간에서 ‘한성백제 역사문화거리 행렬’이 펼쳐져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올해는 주민과 전문연기자 등 총 800여명이 백제시대의 다양한 복장을 선보인다. 전문 마상무예단의 출정 퍼포먼스를 선두로 40인의 취타연주, 온조대왕 대형 마리오네트와 십이지신, 해상무용단, 백제사신단 등을 만날 수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도 대고수 복장으로 행렬의 처음부터 끝까지 주민들과 함께 한다.

오후 7시 폐막식에는 부여·공주에 개최된 ‘제65회 백제문화제’의 주제공연이 송파를 찾아온다. 백제의 사계를 제목으로 50여명이 참여해 20분간 백제의 유물, 오방색 등을 다양한 춤과 영상으로 선보인다. 이어서 장윤정, 김범수의 축하공연과 불꽃놀이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올해는 체험형 미로인 ‘백제의 미로’를 새롭게 구성하고,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짚와이어와 볏짚 미끄럼틀을 확대 설치했다.

송파구는 올해 백제문화권에 속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첫 교류를 추진한다. 부여·공주 ‘백제문화제’와 주제공연을 교류하고 하남시 ‘이성산성축제’에도 한성백제문화제 홍보부스를 개설해 운영한다. 특히 한성백제문화제 20주년을 맞는 내년부터는 ‘大백제문화제(가칭)’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교류를 시작한다. 부여, 공주, 익산, 하남 등 백제문화권 지자체간 MOU를 체결하고 해외홍보, 팸투어 교환, 관광코스개발 등 협력사업들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내년이면 한성백제문화제가 20주년을 맞는다”며 “이번 축제의 성공 개최를 통해 ‘한성백제문화제’를 글로벌 축제로 발전시켜 찬란했던 백제의 문화와 그 중심에 있던 송파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