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왕이 되길 원하는 자스민 공주가 등장하는 ‘알라딘’부터 강렬한 여성 서사를 다루는 ‘말레피센트2’까지, 디즈니의 여성 캐릭터들이 시대 변화에 따라 진화하고 있다.
디즈니 실사영화 최고 흥행작 ‘알라딘’은 흥겨운 노래와 군무, 배우들의 연기 호흡이 더해져 N차 관람 열풍을 일으켰다. 가장 큰 흥행 동력은 현대 관객들의 공감을 살 만한 캐릭터와 스토리였다. 기존 원작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재해석한 것이다.
특히 나오미 스콧이 열연한 자스민 공주가 원작보다 한층 더 주체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 극 후반 등장하는 ‘스피치리스(Speechless)’는 원작에 없던 곡으로, 새롭게 변화한 자스민 공주 캐릭터를 반영하며 여성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 중 국내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한 ‘토이 스토리 4’는 1, 2편에 등장한 보핍 캐릭터를 현 시대에 맞춰 새롭게 그려내며 호평 받았다. 보핍은 단순히 현실에 안주하는 캐릭터가 아닌 위험에 빠진 우디를 구해주고 새로운 삶에 대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닌 주체적 캐릭터로 성장했다. 특히 주인 대신 자유로운 삶을 선택하는 캐릭터로 영화의 핵심 주제를 전달하며 큰 울림을 선사했다.
오는 10월 17일 개봉하는 ‘말레피센트2’도 여성 캐릭터들이 돋보인다. 2014년 개봉한 1편은 원작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서 공주가 아닌 그녀를 잠에 빠뜨리는 마녀 말레피센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말레피센트 시점으로 영화를 전개해 그녀를 단순한 악녀가 아닌 다양한 감정을 지닌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내 큰 호응을 얻었다.
5년 만에 돌아온 ‘말레피센트2’는 강력한 어둠의 요정이자 무어스 숲의 수호자 말레피센트(안젤리나 졸리)가 딸처럼 돌봐온 오로라(엘르 패닝)와 필립 왕자의 결혼 약속으로 인간 왕국의 잉그리스 왕비(미셸 파이퍼)와 대립하게 되고 이에 요정과 인간의 연합이 깨지면서 벌어지는 거대한 전쟁을 그린 판타지 블록버스터다.
강력한 마법을 중심으로 거대한 전쟁에 나서는 말레피센트와 마법의 숲 무어스의 여왕으로 성장해 더욱 주체적인 모습을 선보이는 오로라가 전편을 뛰어넘는 매력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에 새롭게 합류한 인간 세계의 전략가 잉그리스 왕비는 우아하면서도 기품 있는 모습 뒤로 말레피센트와 맞서기 위해 치밀하게 전략을 짜는 등 강력한 카리스마로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