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 계기로 가진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정상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노벨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많은 일과 관련해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노벨위원회가 공정하지 않게 시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탔던 것을 거론하면서 “그들(노벨위원회)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자마자 곧바로 노벨상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오바마)는 자신이 왜 상을 탔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그것이 내가 그와 유일하게 의견일치를 본 부분”이라고 비꼬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다자외교와 핵 군축 노력 등을 평가받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도 안됐던 시점이었고 명확한 성과가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아 그의 수상을 놓고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상에 푸념은 오랜 불평사항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세기의 이벤트였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노벨상을 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 여 앞둔 4월 28일 미시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노벨”을 연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소를 감추지 못하며 “노벨”이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는 “멋지다. 고맙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월 16일 기자회견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노벨위원회에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준 사실을 셀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노벨평화상이라는 것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냈다는 아주 아름다운 5장짜리 서한의 사본을 내게 줬다”면서 “나는 아마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하겠지만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자랑은 유엔 무대에서도 계속됐다. 그는 이날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의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는 북한 김정은과 매우 성공적인 회담을 했고, 그것은 싱가포르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사람들은 그 회담에 대해 마땅히 받아야할 만큼의 인정을 하지 않는다”면서 “(싱가포르에서) 관계가 만들어졌고 그것은 엄청난 성공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리 총리는 “우리가 첫 (북·미) 정상회담을 주최해 매우 영광스럽다”면서 “북·미 협상이 어렵지만 계속 진전을 이루길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고맙다”면서 “꽤 잘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