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자격으로 참여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 투표에서 소속팀 동료 해리 케인을 1순위로 선택했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는 주어진 3표 중 2순위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를 지목한 반면, 호날두는 메시에게 한 표도 주지 않았다.
메시는 2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열린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19’에서 올해의 남자 선수로 선정됐다. 각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언론인, 팬들의 투표에서 46점으로 최고점을 얻었다. 최종 후보에 함께 오른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는 38점, 호날두는 36점으로 뒤를 이었다. 메시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호날두와 5회씩으로 양분했던 수상 횟수를 6회로 늘렸다. 호날두와의 경쟁에서도 앞서 나갔다.
평가는 2018 러시아월드컵 폐막 직후인 지난해 7월 16일부터 올해 7월 19일까지의 성적이 반영됐다. 메시는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통틀어 50경기에서 51골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반면 호날두는 유벤투스로 이적한 지난 시즌 43경기에서 28골 10어시스트로 부진했다. 시즌마다 50골 앞팎을 기록했던 호날두의 골러시는 반토막이 났다. 메시의 올해의 선수 수상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유벤투스 방한 경기에서 ‘노쇼’ 사태를 빚은 호날두는 이번 시상식에도 불참했다.
메시의 1순위는 사디오 마네(리버풀)였다. 그 다음으로 호날두, 3순위로 소속팀 동료 미드필더 프렝키 데 용(바르셀로나)을 찍었다. 호날두는 메시를 외면했다. 유벤투스 동료 수비수 마테이스 데 리흐트를 1순위로 지목했고, 데 용과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순으로 기표했다.
메시, 호날두와 경쟁한 반 다이크는 메시를 1순위로 뽑았다. 리버풀 동료인 무하마드 살라와 마네 순으로 2·3순위 표를 행사했다. 반 다이크의 한 표가 결국 메시에게 올해의 선수 수상을 견인한 셈이 됐다.
반 다이크는 수상자가 결정된 뒤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와 인터뷰에서 “메시는 축구 역사에서 최고의 선수일 것”이라며 “나는 메시의 수상을 진심으로 원했다. 그는 자격을 가졌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케인, 반 다이크, 호날두 순으로 지목했다. 의리를 택한 셈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은 반 다이크, 마네, 살라 순으로 표를 행사해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리버풀 소속 선수들에게 몰표를 줬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