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창단 이후 첫 ‘10위 꼴찌’가 확정됐다.
꾸준히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었기에 새삼스러운 소식도 아니다. 지난 5월부터 공수 지표 대부분 꼴찌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런데도 양상문 전임 감독의 실험은 계속됐다. 바통을 이어받은 공필성 감독대행도 마찬가지였다.
상징선수였던 이대호(37)와 손아섭(31)의 3할 탈락을 기점으로 롯데만의 공격 야구는 사라졌다. 토종 선발진은 그 누구도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 한동희로 대변되는 젊은 피는 성장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다.
롯데는 이제 바닥에 서 있다. 바닥을 벗어나기 위해선 혁명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A부터 Z까지 모두 바꿔야 한다.
우선 감독 선임부터 조기에 확정해야 한다. 잔여 경기 일정과 현 감독대행의 체면 등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강력한 리더십을 먼저 세워야 한다.
다음은 코치진의 대개혁이 요구된다. 현재 롯데 코치진은 아무런 검증 절차도 없이 단지 롯데 출신이라는 이유로, 특정고 출신이라는 이유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군과 2군 모두 마찬가지다. 특히 2군에는 예상 밖의 코치들이 즐비하다.
지연과 학연에서 벗어나야 한다. 코치진 또한 인터뷰 등을 통해 향후 육성 계획 등을 비전을 검증하는 절차를 밟도록 해야 한다. 새로운 감독이 데려온 코치라고 무조건 수용해선 안 된다.
이와함께 2군 시스템의 전면 개혁이 필요하다. 수년간 1차 지명 선수마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육성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장기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 무턱대고 우승부터 말하는 감독과 코치는 필요없다. 냉정히 따져 롯데의 현 전력은 5강싸움도 힘들다. 1992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2~3년 더 걸린다고 문제될 게 없다. 큰 그림 속에 감독부터 2군 육성 선수까지 선택해야 한다.
외부 전력 보강에도 힘써야 한다. 비싼 FA를 영입하기 보다는 육성으로 어려운 부족한 포지션 선수들을 고를 수 있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일 수 있다. 어차피 꼴찌까지 추락한 롯데이기에 실험이 아닌 개혁을 할 수 있는 찬스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과감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모그룹과 구단 고위층의 개입은 철저하게 차단돼야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