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탈당계 낸 진중권 향해 “돈·권력 주면 한국당 갈수도...슬프다”

입력 2019-09-24 09:33 수정 2019-09-24 09:46
진중권 교수(왼쪽) - 공지영 작가. 연합뉴스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최근 정의당에 탈당계를 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공지영 작가가 진 교수의 행보를 비판하는 듯한 글을 올려 눈길을 끈다. 진 교수는 조국 사태에 대한 정의당의 대응 방식에 실망해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 작가는 2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 교수의 정의당 탈당을 비판하는 뉘앙스의 글을 올렸다. 그는 “조국 사태가 막 시작했을 때 집으로 책 한 권이 배달됐다. 그의 새 책이었다”며 “트위터에서 국아 국아 부르며 친했던 동기동창인 그라서 뭐라도 말을 할 줄 알았다”며 운을 뗐다.

이어 “오늘 그의 기사를 봤다. 사람들이 뭐라하는데 속으로 쉴드를 치려다가 문득 생각했다”며 “X자당으로 갈 수도 있겠구나, 돈하고 권력주면... 마음으로 그를 보내는데 마음이 슬프다”고 말했다. 진 교수가 탈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돈과 권력만 주면 자유한국당으로도 갈 수 있겠다’며 그의 행보를 비판한 것이다.

공 작가는 진 교수를 에둘러 비꼬는 듯한 말도 했다. 그는 “실은 고생도 많았던 사람, 좋은 머리도 아닌지 그렇게 오래 머물며 박사도 못땄다”며 “사실 생각해보면 그의 논리라는 것이 학자들은 잘 안 쓰는 독설, 단정적 말투, 거만한 가르침, 우리가 그걸 똑똑한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늘 겪는 흔한 슬픔”이라며 “이렇게 우리 시대가 명멸한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공지영 작가가 2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공지영 페이스북 캡처

공 작가는 그간 조국 법무부 장관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해왔다.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겨레 절독을 선언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감찰 청원을 독려하며 “검찰 쿠데타를 막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70군데 압수수색을 하고도 아직도 나온 게 없다. 날 저렇게 털면 사형당할 듯”이라고 적으며 검찰의 압수수색을 비판하는가 하면 “그(윤석열)는 국민의 턱밑에 영장과 기소장을 들이민다. 군인들이 정치에 개입해 총과 탱크를 들이민 것과 다른가?”라고 윤 총장을 저격하기도 했다.

한편 진 교수는 전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런 것(정의당이 조국 사태 대응 방식) 다 포함해 이것저것 세상이 다 싫어서 (최근에) 탈당계를 냈다”고 밝혔다. 정의당이 조 장관 검증 과정에서 이른바 ‘데스노트’에 조 장관의 이름을 올리지 않고, 전날 진행된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에도 공식 논평을 내지 않는 등 조국 감싸기에 돌입한 것에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진 교수의 탈당을 막고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 교수는 지난달 말 ‘감각의 역사’를 새롭게 출간했다. 또 그는 조 장관과 서울대 82학번 동기이며 1989년에는 서울사회과학연구소를 결성해 ‘주체사상비판’을 출간하는 등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