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른미래, 조국 압수수색에 “‘옥중 법무장관’…망신”

입력 2019-09-23 17:55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9.23

야당이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이 압수수색을 당하자 사퇴를 촉구하며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됐다.

한국당은 현직 법무장관 자택이 압수수색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만큼 조 장관 사퇴는 불가피하다고 압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조 장관 퇴진을 요구하며 9일째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중인 이학재 의원을 격려 방문해 “집까지 압수 수색을 했는데 이제는 그만두어야 한다”며 “이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못된 것들이 꿈쩍도 안 한다”며 “지금 나온 것의 100분의 1만 나왔어도 그만두어야 했다. 나라가 비정상”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은 나라를 비정상·비상식적 상태로 만들고, 그것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행위를 하며 국론분열을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이학재 의원은 “정상적인 국가였으면 대통령을 탄핵한다고 했을 것”이라며 “국민을 무시하고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는 “대한민국이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주의를 이룬 나라인데 저런 위선적인 자가 법무장관인 게 말이 되느냐”며 “더 공개적으로 험한 꼴을 당하기 전에 빨리 내려오고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은 현 정권의 ‘레임덕’이 가속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조국 본인이 구속되는 한이 있더라도 현 정권이 장악했다고 믿는 대법원 유죄판결까지 기다리겠다며 ‘옥중 법무장관’이라는 인류사에 남을 망신까지 봐야 하는 것 아닌지 국민은 우려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의 버티기가 계속될수록 국정 곳곳에서 레임덕이 빠르고 크게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며 “문 대통령의 오만과 더불어민주당의 부화뇌동이 레임덕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과 조 장관, 황교안 대표, 나 원내대표 자녀 의혹에 대한 특검까지 주장하고 있다. 황 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자꾸 끌어갈 일이 아니다. 비겁하게 피해서도 안 된다”며 “특검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주호영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여러 가지 국정 과제가 많은데 자녀들 문제로 특검을 하며 국력을 낭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이견을 내놨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 세번째)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9.23 kjhpress@yna.co.kr/2019-09-23 09:31:00/

바른미래당도 조 장관 사퇴를 주장했다. 손학규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대통령이 정말 결단하셔야 한다”며 “장관의 집을 검찰이 압수 수색했는데 그 장관이 어떻게 검찰을 지휘하고 이 나라 정의를 지킬 수 있느냐”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조국 부부는 장영자, 이철희도 울고 갈 희대의 부부 사기단”이라며 “문제는 권력을 등에 업은 장영자, 이철희 부부와 달리 조 장관은 권력 그 자체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