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매표·상담업무 노동자 26일부터 파업, 기관사·정비사도 3년만에 파업예고

입력 2019-09-23 16:48
철도노조 파업 한 달째인 2016년 10월 26일 오후 서울역 매표소 전광판에 운행중지열차 안내문이 게시되고 있다. 뉴시스

철도 매표와 고객상담, 특송 업무 노동자들이 26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기관사와 정비사 등도 다음 달 중순 3년 만에 파업을 예고해 자칫 대규모 교통·물류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 지부와 철도고객센터 지부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에 따라 26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 지부는 코레일 여객 매표와 역 시설물 관리, KTX 특송, 고객상담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지부 직원은 총 1621명이고 노조원 수는 1052명이다. 이들 지부는 자회사 저임금 차별해소, 공사 동일근속 대비 임금 80% 수준으로 단계적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코레일 본사 노조원들로 구성된 전국철도노조도 코레일과 현재 진행 중인 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다음 달 11일부터 사흘간 파업에 들어간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다음달 파업에는 정규직 기관사·정비사 등이 참여할 것”이라며 “그래도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지 않을 경우 11월에 총파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역대 최장기인 74일 파업을 했던 2016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코레일은 노조 파업 여파로 1000억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었고, 화물열차와 수도권 전철 운행률이 각각 50%, 80%대로 떨어진 바 있다. 철도노조는 4조 2교대 안전인력 확보 및 내년 1월 1일 전면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소속 생활협동조합(생협) 식당 노동자 1000여명도 이날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대 내 생협 직영식당은 대부분 운영이 멈춘 상태다. 노조는 “40년 넘게 묵묵히 일해온 노동자들이지만 학교 본부는 저임금 및 노동환경, 휴게시설 개선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파업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휴게 공간도 충분치 못하다고 호소한다. 노동자 8명이 에어컨도 없는 면적 2.48㎡의 휴게실을 쓰고 있다. 또 생협 노동자의 1호봉 기본급이 올해 최저임금(174만5150원)보다 작은 171만5000원이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 및 호봉체계 개선, 휴게시설과 근무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가운데)과 조합원들이 7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은 이날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인근에서 제69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11월말~12월초 총파업을 결의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11월에서 12월로 이어지는 시기에 노동개악을 저지하고 노동기본권을 쟁취하며, 간접고용·직접고용·특수고용 비정규 노동을 철폐할 전국적인 총파업을 성사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또 국회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유연근로제 전체 업종 확대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즉시 전국적 규모의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10월 말 국정감사가 끝난 뒤 국회에서 탄력근로제 입법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11월 말 또는 12월 초를 전면 총파업 시기로 판단하고 있다.

모규엽 황윤태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