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매표와 고객상담, 특송 업무 노동자들이 26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기관사와 정비사 등도 다음 달 중순 3년 만에 파업을 예고해 자칫 대규모 교통·물류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 지부와 철도고객센터 지부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에 따라 26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 지부는 코레일 여객 매표와 역 시설물 관리, KTX 특송, 고객상담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지부 직원은 총 1621명이고 노조원 수는 1052명이다. 이들 지부는 자회사 저임금 차별해소, 공사 동일근속 대비 임금 80% 수준으로 단계적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코레일 본사 노조원들로 구성된 전국철도노조도 코레일과 현재 진행 중인 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다음 달 11일부터 사흘간 파업에 들어간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다음달 파업에는 정규직 기관사·정비사 등이 참여할 것”이라며 “그래도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지 않을 경우 11월에 총파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역대 최장기인 74일 파업을 했던 2016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코레일은 노조 파업 여파로 1000억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었고, 화물열차와 수도권 전철 운행률이 각각 50%, 80%대로 떨어진 바 있다. 철도노조는 4조 2교대 안전인력 확보 및 내년 1월 1일 전면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소속 생활협동조합(생협) 식당 노동자 1000여명도 이날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대 내 생협 직영식당은 대부분 운영이 멈춘 상태다. 노조는 “40년 넘게 묵묵히 일해온 노동자들이지만 학교 본부는 저임금 및 노동환경, 휴게시설 개선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파업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휴게 공간도 충분치 못하다고 호소한다. 노동자 8명이 에어컨도 없는 면적 2.48㎡의 휴게실을 쓰고 있다. 또 생협 노동자의 1호봉 기본급이 올해 최저임금(174만5150원)보다 작은 171만5000원이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 및 호봉체계 개선, 휴게시설과 근무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인근에서 제69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11월말~12월초 총파업을 결의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11월에서 12월로 이어지는 시기에 노동개악을 저지하고 노동기본권을 쟁취하며, 간접고용·직접고용·특수고용 비정규 노동을 철폐할 전국적인 총파업을 성사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또 국회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유연근로제 전체 업종 확대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즉시 전국적 규모의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10월 말 국정감사가 끝난 뒤 국회에서 탄력근로제 입법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11월 말 또는 12월 초를 전면 총파업 시기로 판단하고 있다.
모규엽 황윤태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