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가 버린 최전방 공격수 로멜로 루카쿠와 페르난도 요렌테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부활했다. 나란히 득점 행진을 벌이며 인테르 밀란과 나폴리를 웃음 짓게 하고 있다. 반면 원 소속팀들은 시즌 초반 두 선수의 공백을 절절이 느끼며 부진에 빠졌다.
루카쿠는 22일(한국시간) 열린 세리에A 4라운드 AC 밀란과의 밀라노 더비에서 후반 33분 쐐기골을 득점해 인테르의 2대 0 승리를 이끌었다. 리그 4경기에서 3골째를 넣어 도메니코 베라디(사수올로·5골), 치로 임모빌레(라치오·4골)에 이은 득점 공동 3위다.
인테르는 2009-2010시즌 이후 세리에A 우승이 없다. 최근 5년 동안에도 4위 3번과 7·8위 1번씩을 기록했다. AC 밀란과 함께 리그에서 18회 우승해 유벤투스(35회)에 이어 역대 우승 공동 2위인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모두 잃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루카쿠가 합류한 올 시즌 인테르는 4연승(승점 12점)으로 유벤투스(10점)를 앞선 1위에 올라있다. 유럽 4대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에서 전승팀은 리버풀과 인테르밖에 없을 정도로 무서운 기세다. 부활한 루카쿠가 인테르의 도약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요렌테도 22일 레체와의 세리에A 4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28분과 후반 37분 2골을 몰아넣으며 팀의 4대 1 대승에 기여했다. 이적 후 첫 경기였던 15일 3라운드 삼프도리아전에서 데뷔 2분 만에 드리스 메르텐스의 골을 어시스트한 요렌테는 18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버풀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날 넣은 두 골까지 포함해 나서는 경기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3경기 3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팀도 세리에A 최다 득점(13골)을 올리며 승점 9점(3승 1패)으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나폴리로선 토트넘에서 사실상 버려진 요렌테를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영입한 게 ‘신의 한 수’였던 것이다.
반면 원 소속팀들은 공격 자원이 부족해 울상이다. 맨유는 올 여름 루카쿠와 알렉시스 산체스를 인테르로 떠나보냈음에도 공격진 보강이 없었다. 이후 앙토니 마르시알과 마커스 래시포드, 유망주 메이슨 그린우드(17)가 모두 부상으로 낙마했다. 현재 최전방 공격수로 뛸 수 있는 선수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리그 성적도 8위(8점)로 쳐져 1위 리버풀과 승점 10점차까지 벌어졌다.
교체 요원으로 공격의 ‘플랜B’를 제공했던 요렌테를 떠나보낸 토트넘도 마찬가지다. 손흥민(2골)과 해리 케인(4골)이 건재하지만 교체 자원은 루카스 모우라(1골) 밖에 없어 매번 단조로운 공격 패턴만 고수한 결과 EPL 7위(8점)로 부진하다. 변화를 줄 수 있는 장신 공격수(195㎝) 요렌테 카드를 공짜로 내준 결정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