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위안부 매춘’ 류석춘 교수 강의 중단, 류 교수 반발

입력 2019-09-23 13:22 수정 2019-09-23 13:50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된 류석춘(사진) 연세대 교수에 대해 학교 측이 강의 중단 조치를 내리고 공식 조사에 나섰다. 류 교수는 입장문을 내고 “식민지 시대 관련 최신 연구 내용을 설명한 것뿐인데 대학당국과 학생회가 혐오 발언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연세대학교는 23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지난 9월 19일 류석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해 윤리인권위원회(성평등센터)의 공식 조사를 개시했다”며 “교무처는 류 교수의 해당 교과목 강의중단 조치를 우선 단행했다. 향후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류 교수도 입장문을 내고 “총학생회와 대학당국이 이번 발언을 두고 진의를 왜곡한 채 사태를 혐오 발언으로 몰고 가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강의실에서의 발언을 맥락없이 비틀면 명예훼손문제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논란이 된 발언은) 식민지 시대의 상황이 사실은 객관적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최신 연구 결과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의 연구를 인용하면서 설명하다가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수업 중 매춘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에 일부 학생들이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에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 번 해볼래요?’라고 말한 것”이라며 “이 발언은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이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의실에서 행해진 발언과 대화를 교수 동의 없이 녹음하고 외부에 일방적으로 유출해 강의 내용에 비판적 입장을 가진 외부의 언론으로 하여금 대대적인 보도를 하게 한 데 대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류 교수는 지난 19일 자신의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위안부가 자발적으로 매춘에 나섰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그는 그 자리에서 강의 내용에 이의를 제기한 한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학생이) 한 번 해볼래요?”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연세대 총학생회와 동문은 성명을 내고 류 교수의 파면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날 류 교수를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 성희롱 등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