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1년이면 광주광역시에서 생산된 경형유틸리티차량(SUV)이 도로 위를 쌩쌩 달리게 된다.
광주형 일자리 실현을 위한 합작법인 ㈜광주글로벌모스터(GGL)가 23일 우여곡절 끝에 법인설립 등기를 마쳤다.
광주시는 “지난달 20일 법인 출범식 이후 대표이사 선임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연된 법인설립 등기를 한 달여 만에 마무리했다”고 23일 밝혔다. 반값연봉을 뼈대로 한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이 공장건립에 시동을 건 것이다.
시는 지난 19일 개최된 노사민정협의회 결의에 따라 박광태 대표이사 외에 현대차와 광주은행이 추천한 인사 2명 등 3명으로 이사진을 꾸렸다. 감사 2명도 선임했다.
시는 법인설립 직후 사업자 등록과 법인계좌를 개설한다. 이어 완성차 공장이 들어설 빛그린산단 부지 매입과 관리직원 20~30여명 채용에 착수한다.
현대차에서 전문기술진 40~50여명을 파견 받아 공장설계와 생산라인 구축에도 나선다.
시는 이를 위해 우회 투자의 창구가 된 광주그린카진흥원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시와 진흥원 직원 10여명으로 업무지원단도 구성했다.
다음 달까지 공장설립에 필요한 행정적 절차를 밟아 연말 안에 완성차 공장을 착공하게 될 GGL은 광주시와 현대차, 광주은행 등이 2300억원을 직접 투자한 신설 법인이다.
GGL은 금명간 재무적 투자자인 산업은행을 통해 충당할 타인자본 3454억원을 더해 총 5754억원을 투자한다. 빛그린산단 60만4985㎡(18만3328평) 부지에 연간 1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완성차 공장을 건립한다.
시는 2020년 9월 공장 생산라인 설치, 2021년 2월 시운전을 거쳐 4월 시험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같은 해 9월부터는 현대차로부터 위탁 받은 SUV차량 양산체제를 가동하게 된다.
GGL의 정규생산직 인력 1000여명은 완성차 공장 완공을 앞둔 2021년 초 공채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임금체계와 임금수준은 외부 연구용역 등을 통해 최종 확정한다.
시는 GGL에 노동이사제는 도입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광주은행 등 주주들과 맺은 당초 투자협약에 노동이사제 도입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GGL을 통해 첫 단추를 꿰는 광주형 일자리는 근로자들이 낮은 임금을 받는 대신 정부와 지자체가 복리 후생비용을 지원하는 노사상생형 일자리 창출사업이다.
합작법인 산파역할을 해온 광주시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은 “옥동자를 낳는 산통을 견뎌낸 합작법인이 드디어 닻을 올렸다”며 “광주형 일자리 정착을 위한 3000억원대의 복지 인프라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