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 조장’ 홍준표에 경고장 보낸 한국당 초·재선 모임

입력 2019-09-23 10:54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초·재선 의원 모임 ‘통합과 전진’이 “지금 분열을 획책하는 자는 자유 우파의 적”이라며 나경원 원내대표의 원정출산 의혹을 언급한 홍준표 전 대표를 겨냥했다. 통합과 전진에는 정용기, 김정재, 이만희, 강석진, 이은권, 송언석, 민경욱 의원 등이 속해 있다.

‘통합과 전진’은 23일 성명서를 내고 “우리가 온 힘을 다해 맞서 싸워야 할 적들은 외부에 있다. 가까이는 조국이 있고, 한 발짝 뒤에는 문재인 정권이 있다”며 “모두 하나로 똘똘 뭉쳐서 그들을 상대하기에도 힘이 부치거늘 전쟁 중인 장수를 바꾸라며 공격을 해오는 세력을 우리는 달리 뭐라고 불러야 하겠나”라고 홍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에게 “자중하고 자중하시라. 조국을 놔두고, 문재인을 놔두고, 민주당과 정의당 등 역사의 기회주의자들을 놔두고 창과 칼을 당내로 겨누시겠는가”라며 “총선에서 승리해 뒤엉킨 법과 제도를 바로잡는 게 우선된 목표요, 여세를 몰아 대선에 승리함으로써 정권을 바꾸는 게 그다음 목표”라고 했다.

이들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국민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통합 대신 분열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조국의 편이며, 문재인의 편이다. 고로 우리의 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께서는 말과 화를 아끼고 자유한국당이 역사적 전환점을 슬기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경륜으로 우리의 마음을 이끌어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에는 홍 전 대표의 윤리위 소집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요구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야당 원내대표에 대한 여권의 공격이 (나 원내대표가 출마했던)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1억 피부과 파동’을 연상시킨다”며 “그때는 명확한 해명 없이 논쟁만으로 큰 상처를 입고 선거에서 참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은 원정출산 여부”라며 “서울에서 출생했다고 말로만 하는 것보다 미국 예일대 재학 중인 아들이 이중국적인지 아닌지를 밝혀야 한다. 본인과 당이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조속한 대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민경욱 의원은 “내부 총질은 적만 이롭게 할 뿐”이라고 홍 전 대표의 요구를 일축하며 “(홍 전 대표는) 선공후사의 뜻을 마음에 새기고 힘을 모아 조국과 싸워야 한다”고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