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가을 악취 주범 ‘은행나무 암나무’ 수나무로 바뀐다

입력 2019-09-23 10:22
영등포구 직원이 은행열매를 담고 있다. 영등포구 제공

여의도 가을악취 주범 ‘은행나무 암나무’가 수나무로 교체된다.

영등포구는 총 4억원을 들여 가을철 악취의 주범인 은행나무 암나무 237그루를 수나무로 대폭 교체했다고 23일 밝혔다.

은행나무는 병해충과 공해에 강하고 노란색 단풍이 아름다워 가로수에 가장 적합한 종이다. 하지만 암나무 열매에서 나는 지독한 냄새 때문에 은행이 본격적으로 떨어지는 가을이 되면 관련 민원이 쏟아진다. 반면 수나무에는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

올해는 악취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여의도 주변 지역의 은행나무를 집중적으로 바꿔 심었다. 여의도에 있는 은행나무 암나무는 총 980여 그루로 구 전체 암나무의 절반 이상이 밀집돼 있다. 영등포구는 여의도공원 주변과 국제금융로, 여의대방로 등 주민 이동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수나무 155그루로 교체했다.

교체 구간은 신길로, 양산로, 선유로 등 16구간이다. 지하철 출입구 주변이나 횡단보도, 전통시장 근처 등 보행자 통행량이 많은 도로 주변 가로수를 선정했다.

영등포에 전체 은행나무 가로수는 2019년 1월 기준 5900여 그루다. 이 중 암나무는 1900여 그루다. 영등포구는 2015년부터 매년 우선순위에 따라 차례로 암나무 교체 작업을 벌여왔다. 은행나무 한그루 교체에 100만~150만원의 비용이 드는 탓에 전체 교체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영등포구는 기존 암나무 자리에 수나무를 심고 수목보호판과 보도블록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원래 있던 암나무는 철도변 녹지대 등으로 옮겨 심었다.

아울러 본격적으로 열매가 떨어지는 내달부터 은행나무 열매 조기 수확작업을 실시한다. 수확한 열매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를 거쳐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에 기증하거나 낙엽은 퇴비로 재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주민들이 악취 걱정 없이 가을철 단풍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구민들께서도 내 집 주변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를 줍고 쓸며 적극 동참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