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저조’ 편의점 문닫을 때 위약금 줄어든다

입력 2019-09-23 10:17
프랜차이즈 박람회. 연합뉴스

앞으로는 프랜차이즈(가맹사업체) 본부가 광고나 판촉행사를 할 때 점주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매출이 저조해 점주가 가게를 중도 폐점할 때 위약금 부담도 줄어든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은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를 통해 ‘가맹점주 경영여건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법령 정비와 제도 개선을 통해 창업에서 운영, 폐업으로 이어지는 전 단계에서 가맹점주를 지원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가맹시장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당정은 창업 단계에서는 ‘가맹사업 1+1’ 제도 도입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는 잘 되는 프랜차이즈 업체를 베낀 업체의 난립으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다.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을 하기 전 반드시 1개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현행법에는 가맹본부의 사업 개시요건이 없어 본부는 사업방식에 대한 검증을 받지 않고도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다.

앞으론 영업지역 내 경쟁 브랜드 가맹점의 분포도를 포함한 예상 수익상황 정보를 비롯해 평균 가맹점 운영기간, 가맹점 영업부진 시 가맹본부의 지원내역 등 정보도 제공된다. 공정위의 프랜차이즈 정보와 중기부의 상권정보시스템을 통합해 창업희망자를 위한 상권, 매출 및 유동인구 등 정보제공을 확대한다.

본부가 가맹희망자에 창업을 권유할 때 책임 있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구체적인 허위·과장 정보제공 행위의 세부유형과 기준을 담은 고시도 만들어진다. CU와 GS25 등 편의점 6개사는 올해 초 과밀화를 완화하기 위해 근접출점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자율규약을 제정했는데, 산업부는 편의점의 근접출점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규약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운영단계에서는 광고·판촉 사전 동의제가 도입된다. 가맹본부가 광고·판촉행사 전에 일정 비율 이상 점주의 동의를 얻도록 가맹사업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동의비율은 광고는 50%, 판촉은 70%로 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행법은 본부가 광고·판촉행사를 시행한 후 비용 내역을 점주들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있어 사전 협상이 곤란하다.

폐업 단계에서는 점주가 매출이 저조해 중도 폐업할 때 위약금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 검토된다. 공정위는 가맹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점주의 귀책사유가 없는 상황에서 예상매출액 대비 실제매출액이 개점 후 상당기간 저조한 경우 중도 폐점하면 위약금 부담을 완화할 예정이다. 창업권유 시 제공되는 예상매출액에 대한 본사 책임성을 높이는 조치다.

부당한 계약갱신 거절관행도 근절된다. 가맹본부가 계약을 즉시해지할 수 있는 사유 중에서 ‘공연히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본부의 명성을 훼손한 경우’ 등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요건은 제외할 방침이다. 본부 영업행태의 부당함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본부가 계약을 즉시 해지하는 사례를 막는다는 취지다.

또 법적 갱신거절 사유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계약 갱신을 허용하는 내용의 ‘장기점포의 안정적 계약갱신을 위한 지침’이 모범 거래관행으로 정착되도록 할 예정이다. 중기부는 폐업한 가맹점주의 원활한 재기를 돕기 위해 재기지원사업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이를 전담하는 ‘재기지원센터’를 운영한다. 올해 중 센터 30개가 설치돼 소상공인 재기지원 사업의 전담 창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