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23일부터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의 회동 여부는 이번 유엔총회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것도 테이블 위에서 완전히 치워진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이란과 만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이란과의 회동)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며 “나는 매우 유연한 사람”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 대통령을 만날) 의향이 없고, 그것이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나는 많은 정상을 만날 예정이고 약 15건의 미팅을 갖지만 이란은 그중의 하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로하니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해왔지만 현 상황에서 (로하니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3일 출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란의 외교수장은 미 CBS방송에 각각 출연해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 2곳에 대한 드론(무인기) 공격을 둘러싸고 입씨름을 벌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합리적인 사람은 누가 이런 공격을 감행했는지를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공격이 이란에서 시작된 것 같다는 것이 정보당국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 “(드론 공격을) 후티 반군이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며 “이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 많은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외교적 해결을 원한다”며 “중동에 추가 병력을 보내고 있지만 우리의 임무는 전쟁을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를 빼놓지 않았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에 도착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은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공격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며 “(전쟁을) 먼저 시작하는 누군가가 그것을 끝내는 당사자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이 있을 경우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