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북한 환적 감시국들, 속내는 중국 견제”

입력 2019-09-22 16:02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지난해 6월 21일과 22일 북한 선적 유조선 ‘유평 5호’와 국적 불명의 선박이 나란히 서서 호스로 석유 등 물품을 옮기는 있는 장면. 일본 외무성

미국을 비롯해 일본, 영국 등 여러 나라가 북한이 북한 유엔 안보리 제재 회피를 위해 공해상에서 환적(換積·화물 바꿔치기)하는 것을 감시하는 배경에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일본 언론에서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22일 동중국해에서 남중국해에 걸쳐 미국,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프랑스, 한국 등 8개국의 함선과 항공기가 북한의 환적을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적 감시 활동은 지난 1월 캐나다에서 열린 북한 관계국 외교장관 회의의 결정에 따라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게 담당할 항공과 해상 영역을 설정해 주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미국에서 북한 환적 감시 활동 및 관련 국가들에게 영역을 설정해 주는 것은 미군 제7함대다.

9월까지 영국, 호주, 프랑스, 캐나다가 모두 14척의 함정을 보냈고 호주, 프랑스, 뉴질랜드는 모두 8차례 항공기를 환적 감시에 파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일본 방위성을 인용해 보도했다. 환적 감시 참가 이유에 대해 주일 영국 대사는 “제적으로 역동적인 아시아태평양지역은 영국에게도 특히 중요하다”고 밝혔고, 주일 프랑스 대사는 “우리나라는 뉴칼레도니아와 폴리네시아에 영토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은 이들 국가가 환적 감시에 참가한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복수 국가의 고위 관료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참가국들이 환적 활동을 통해 중국을 견제한 사례로 프랑스 군함이 지난 4월, 캐나다 군함이 지난 6월과 이달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을 들었다. 중국을 자극할 만한 행위와 관련해서는 환적에 참가한 8개국이 모두 공유하지 않으며 각각의 국가들이 미국과 협의한다고 아사히신문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방위성 정보관 출신의 이토 도시유키 가나자와공대 도라노몬대학원 교수는 “다국간 틀을 갖추면서 중국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할 때 발언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