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뉴욕 도착, 비핵화 돌파구 마련에 올인

입력 2019-09-23 05:00
유엔총회 연설, 한미정상 회담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 오후 서울공항 공군1호기에서 환송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도착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은 9번째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과 한·미동맹의 업그레이드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 및 남북 관계의 진전은 국정 동력을 되찾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 성과가 더욱 절실한 이유다.

문 대통령은 제74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2일부터 25일까지 뉴욕에 머문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3년 연속 유엔총회에 참석하게 됐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한·미 정상회담이다. 애초 이낙연 국무총리 참석이 유력했던 이번 유엔총회에 문 대통령이 직접 오게 된 것도 한·미 정상회담 회담 영향이 컸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미 간 대화를 적극적으로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중재자’와 ‘촉진자’ 역할을 강조하면서 북·미 양측의 간극을 좁히는 데 중점을 둘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강경파였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하고 ‘새로운 방법’을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이 나라에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은 내가 북한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하는 등 최근 협상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북한도 협상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도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새로운 방법’을 언급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 순회대사는 당시 담화에서 “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 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 관계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하였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어보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고 대화 복귀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또 회담에서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과정에서 불거진 한·미 불협화음과 관련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다시 확인하는 데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성남 서울공항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에게 “최근의 한·일 관계 어려움이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해리스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도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곧 재개될 내년도 방위비 협상도 의제에 오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여러 차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시사해온 상황이어서 이 의제를 미국 측이 회담에서 강하게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

뉴욕=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