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중국, 러시아 해군이 이란 인근 공해에서 연합 군사훈련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시설 피습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는 상황에서 3국이 합동훈련을 하는 것은 미국에 무력행동을 자세하라는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3개월 연속 구축함을 대만해협에 보내 중국과 군사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이란 언론을 인용, 이란 중국 러시아 3국 해군이 조만간 이란과 인접한 오만해 및 북인도양의 공해에서 연합 군사훈련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합참 관계자는 “이번 훈련에는 전략적·군사적 경험 교환 등 다양한 목적이 있으며, 때로는 참가국들 사이에 공통적인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국방장관, 합참의장, 사령관급 인사들이 이란에 올 것”이라며 “이는 이란의 적극적인 국방 외교 결과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에서는 3국 연합훈련관련 소식이 발표되거나 보도되지 않고 있다.
3국 연합훈련 소식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 군사적 행동까지 검토하고, 이란은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며 맞서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9일 미 CNN 인터뷰에서 “미국이나 사우디가 이란을 공격한다면 전면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영토를 지키는 데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 가능성에 제동을 걸기 위해 연합군사훈련으로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해군 전문가인 리제는 “연합 군사 훈련의 시기가 조금 민감해 중국이 이란 지지 의사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이지스 구축함 1척이 지난 20일 중국을 견제하며 대만해협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통과했다고 일본 NHK가 보도했다.
미 해군 7함대는 대만해협을 통과한 군함은 이지스 순양함 ‘앤티텀’이며 “미국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관여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해군은 올들어 8차례나 대만해협에 함정을 통과시키며 중국에 대한 견제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구축함 ‘프레블’, 7월에는 앤티텀, 8월에는 상륙수송함 ‘그린베이’가 각각 대만해협을 통과했으며 이번 앤티텀까지 3개월 연속 대만해협을 지나갔다.
최근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와 키리바시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를 하기로 하면서 중국이 남태평양에서 세력을 급속히 확장시키는 모양새를 띠자 미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수교하기로 하자 이달 말로 예정된 마나세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와의 회담을 전격 취소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