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심화하는 홍콩 시위를 비방하기 위해 SNS를 이용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어떻게 홍콩 시위대를 폄훼하는 트위터 트롤을 퍼뜨렸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이 소셜미디어에서 여론을 조작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호주 전략정책연구소의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선전전에 동원된 각종 SNS 계정과 비슷한 양상이 중국 공산당 사이버 부대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대표적 계정은 ‘@HKpolitica****’이다. 해당 계정은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테니스, 축구 등의 스포츠 게시물을 올렸지만 올여름부터 갑자기 홍콩 시위대 비방에 나서며 여론전의 선봉에 섰다. 계정에는 “미국은 현재 홍콩의 독립운동에 사용되는 돈을 지원하며 아이들을 세뇌한다” “홍콩 독립은 결국 벼랑 끝에 서는 것이며 홍콩 시위는 막다른 길에 도달했다” “홍콩인들은 스스로 불구덩이에 뛰어든다”는 식의 비난 글이 반복적으로 올라왔다. 홍콩 시위가 격화하기 시작할 무렵 이 트윗 계정은 ‘스파이는 어디에나 있다’라는 해시태그를 걸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유명 케이팝 아이돌을 소개한 계정이 중국 선전에 활용되기도 했다. 해당 계정은 여론전에 사용되기 전에 영어를 포함한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어 등으로 세계 곳곳에 케이팝 밴드를 소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는 중국이 사용한 계정들이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던 러시아의 선전전에 동원된 정교한 계정들과 달리 이미 만들어진 가짜 계정이나 해킹당한 계정을 구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급조됐다고 밝혔다.
이에 트위터는 중국 공산당과 연관이 있으면서 홍콩 시위에 대한 비난 트윗을 올렸던 1000여 개의 계정을 폐쇄했다. 현재는 뉴욕타임스가 여론몰이의 선봉이라고 주장했던 ‘@HKpolitica****’ 계정도 삭제된 상태다.
한편, 중국은 개인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은 해외 주요 매체와 소셜미디어 접속을 차단해왔다. 유튜브·넷플릭스·구글뿐 아니라, 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 등의 SNS는 접속할 수 없어 VPN(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 기관 및 관영매체 등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을 가지고 있다.
일본 언론 산케이는 21일 “홍콩 시위에서 SNS는 가장 중요한 도구로 사용된다. 불특정 다수에게 시위에 관련한 많은 정보가 순식간에 퍼지기 때문”이라며 “그러므로 중국은 SNS를 이용해 여론을 유도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