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호 태풍 ‘타파’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면서 제주에 350㎜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바람도 점차 강해져 다수의 항공편과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2일 오전 1시 제주 육상과 해상 전역에 태풍경보를 발효했다. 태풍이 근접하면서 현재 제주에는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21~22일 이틀간 내린 지점별 강수량은 22일 오전 5시30분 기준 한라산 한라생태숲 358.5㎜, 성판악 318.5㎜, 제주 218.8㎜, 서귀포 98.9㎜, 성산 197.1㎜, 송당 334.5㎜, 표선 231.5㎜, 고산 62.3㎜이다.
바람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은 한라산 새별오름 25.6m, 구좌 25.2m, 고산 22.0m, 삼각봉 21.9m 등으로 측정됐다.
제주국제공항은 21일 하루 동안 항공편 33편(출발 10편, 도착 23편)을 결항 조치했고, 190여편을 지연운항했다. 태풍경보 발효 후에는 오전 시간대 예정돼 있던 제주국제공항의 모든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 공항 관계자는 “태풍의 위치와 기상 상황에 따라 오후 늦게부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확한 시간을 확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우수영·목포·녹동·완도·부산·가파도(마라도) 등을 잇는 제주 기점 8개 항로 14척 모든 여객선 운항도 통제됐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피해도 속속 발생하는 중이다.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 주택을 비롯해 농경지, 도로 등이 침수됐고 강풍으로 인해 간판이 떨어져 나가거나 신호등과 CCTV 등이 고장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강한 중형급 태풍인 타파는 22일 오후 3시쯤 제주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 전체가 초속 25m 이상 강풍 범위 안에 들 전망이다. 타파의 중심기압은 22일 오전 3시 기준 97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37m(시속 133㎞)이고, 초속 15m 이상 강풍이 부는 반경은 350㎞다.
타파의 영향으로 제주도 이외의 다른 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전까지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경상도·전남·제주도 100~250㎜(많은 곳 제주도·경상 동해안 400㎜ 이상), 경기 남부·강원 영서 남부·충청도·전북 20~70㎜(많은 곳 강원 영서 남부·충북·전북 100㎜ 이상)이다. 서울·경기 북부·강원 영서 북부에는 5~40㎜의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특히 제주도, 남해안, 동해안의 경우 최대순간풍속 초속 35~45m, 일부 높은 산지나 도서 지역은 초속 50m의 매우 강한 바람도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초속 15~30m의 바람이 불겠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