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협상 임박…다음주 서울서 열릴 듯

입력 2019-09-20 16:17 수정 2019-09-20 16:22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열린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서명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과 미국이 내년 이후 적용할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첫 회의를 이달 내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1차 회의는 다음주 중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억 달러(약 6조원)’를 언급하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협상 막판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1차 회의가 이달 말 안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미는 첫 회의를 다음주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0차 SMA 첫 회의는 미국 하와이에서, 마지막 회의는 서울에서 열렸다. 한·미는 지난 3월 올해 한국이 부담할 분담금 액수를 2018년보다 8.2% 오른 1조389억원으로 하는 10차 SMA을 체결했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이다. 한국과 미국은 1991년부터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관한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을 체결해 왔다. 한국은 2008년 말 진행된 마지막 협상에서 2009년부터 5년간 유효한 협정을 맺었다. 이후에는 매년 새로운 협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미국이 일찌감치 방위비 분담금 증액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탓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7월 방한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은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언급하며 큰 폭의 증액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향후 협상을 이끌 협상팀 인선 작업에 막바지 힘을 쏟고 있다. 협상 대표로 기획재정부 출신인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알려졌다. 정 전 부위원장이 대표로 임명될 경우 기재부 출신 인사가 처음으로 협상을 이끌게 된다. 1~5차 협상은 국방부 인사가, 6~10차 협상은 외교부 인사가 수석대표를 맡았다. 정 전 부위원장을 앞세워 과거 협상 때보다 분담금액 산정의 적정성 등을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당국자는 “새 수석대표 임명을 위한 내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정해지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