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된 하태경 “조국 뺨치는 손학규의 위선…손로남불”

입력 2019-09-20 13:59
6개월 직무정지 징계가 내려진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0일 “손학규 대표의 위선이 조국 (법무부 장관)과 우열을 가릴 수 없다”며 손 대표의 처신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손 대표가 오늘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에 대한 숙청을 정당화하면서 모두 당헌·당규에 따라 이뤄졌으며 자신과는 관계없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모든 게 적법하게 이뤄져 위법이 없다는 조국의 말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 10%가 안 되면 물러나겠다고 한 손 대표나 위법사실이 밝혀지면 사퇴하겠다고 한 조국이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까지 닮았다”며 “‘조로남불’ 뺨치는 손 대표의 ‘손로남불’ 위선이 가련하기까지 하다”고도 했다.

그는 또 “저에 대한 징계는 반대 의견을 냈던 윤리위원 모두가 퇴장하고, 손 대표 측이 임명한 네 명만 남아 강행처리 했다”며 “또 손 대표 윤리위는 제소된 안건 중에서 손 대표 본인의 비위 사건과 측근들의 해당 행위 및 막말 건은 심사조차 안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의 비위사실을 폭로하고 전횡을 비판한 사람만 징계 시도하고, 최고위원회 장악을 위해 제일 먼저 저를 징계한 것”이라며 “그래놓고 모른 게 적법했다, 난 모른다고 하고 있으니 이런 위선이 세상이 또 어디 있나. 조국도 탄복할 소리”라고 날을 세웠다.

손학규(왼쪽)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회의실 맞은편 벽에는 올해 2월 촬영한 의원연찬회 단체사진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하 의원은 “지금 나라가 무척 어렵다. 문재인정부의 경제무능과 안보파탄 갖고도 불안하고 두려운데, 조국은 나라를 갈가리 찢어놨다”며 “조국 사태는 그냥 덮을 수도 없고 덮어지지도 않는다. 하루빨리 조국을 파면하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손 대표는 조국과 싸우기보다 하태경 숙청에만 매달려 당을 산산조각 내고 있다”며 “손 대표가 민주당 2중대인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조국 2중대였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품위를 말하기 전에 제발 위선의 탈을 내려놓으시길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앞서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의 발언에 품격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며 “최소한의 존중을 갖고 얘기를 해야 한다. 지도자의 발언은 적을 상대로 하더라도 품격이 있어야 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