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평검사 간담회’ 진행, 고검 검사 “하필 지금 하느냐”

입력 2019-09-20 13:13 수정 2019-09-20 13:33

조국 법무부 장관이 이날 낮 12시 취임 뒤 처음으로 의정부지검을 방문해 검사·직원들의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같은 시각 조국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기인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왜 하필 ‘지금’ 하느냐는 의문” “‘검사와의 대화’란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있느냐”며 조 장관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법무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날 낮 12시부터 의정부지검 4층 대회의실에서 평검사 20여명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있다. 의정부지검 소속 평검사 58명 중 수사·재판 일정으로 참석이 어려운 인원을 제외한 2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안미현 검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이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검찰 제도와 조직 문화 전반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들었다. 법무부에서 평검사들의 전원 참석을 독려했다고 한다. 검사장 등 간부급은 배석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오전 10시50분쯤 의정부지검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검찰 개혁을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검사와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검찰 개혁 내용이든, 일선에 일하는 분들의 애로사항이든 주제 제한 없이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얘기할 수 있도록 일체 상사들의 배석 없이 얘기를 듣고 추후 취합해 반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곧장 2층 소회의실로 향해 수사관 등 직원 20여명과 1시간 동안 차를 마시며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며 느끼는 애로사항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이날 참석하지 못한 검사와 직원들의 의견은 온라인 창구를 통해 듣고, 곧 출범하는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제도 개선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장관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는 같은 시각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왜 그걸 하필 ‘지금’ 하느냐는 의문”이라면서 “일시, 장소, 참석자, 내용이 모두 공개되지 않고 사전 각본도 있는데 도대체 그런 걸 뭐하러 하는지 모르겠다” “‘검사와의 대화’란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