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서학동예술마을의 미술잔치 ‘쿤스트 서학’ 개막

입력 2019-09-20 12:47 수정 2019-09-20 14:27
쿤스트서학 안내 현수막.

가을 볕 좋은 날들,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전북 전주시 서학동예술마을에서 두 번째 미술잔치가 시작됐다. 서학동갤러리길협의회(회장 김성균)가 주최하는 축제 ‘2019 쿤스트 서학 (KUNST SEOHAK)’이 20일 축포를 울렸다.

서학동예술마을은 화가와 도예가, 사진가, 음악가, 설치미술가 등이 2010년부터 둥지를 틀면서 예술마을로 거듭난 지역이다. (국민일보 2013년 8월24일 보도.) 특히 지자체나 단체가 주선해서 마을을 구성한 곳이 아니고 예술가들이 스스로 하나둘씩 모여들어 이뤄진 마을로 전국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는 40여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개성 넘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마을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싸전다리에서 전주교대부속초등학교 앞을 지나 전주교대로 향하는 갤러리길 일대에서 지난해 작은 축제를 열었다. 다양한 미술관련 프로젝트와 행사를 통해 지역 예술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고 지속성 있는 예술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름은 ‘쿤스트 서학.’ ‘쿤스트(KUNST)는 ‘예술’이란 뜻을 지닌 독일어다.
서학동예술마을 초입에 있는 갤러리길 광장에 설치된 아티스트들의 작품들.

24일까지 닷새간 열리는 올해 축제에서는 가을 들녘만큼 풍성한 전시와 공연, 체험과 예술기행 등을 보고 즐길 수 있다.

먼저 갤러리길 광장을 비롯 갤러리길 곳곳에는 아티스트 100여명의 작품 실사 인쇄물이 전시돼 있다.

야외뿐만 아니라 예술공간에서 진행되는 전시도 푸짐하다. 서학아트스페이스의 조각전 ‘우리는 세상을 조각하는 예술가다’와 아트갤러리 전주의 김정님 사진전이 관객들을 반기고 있다. 또 피크니크갤러리의 도자전 ‘가을 감성 테이블전’과 김휘녕 개인전, 서학동사진관의 엄상빈 두만강변 사람들 사진전, 선재미술관의 곽승희 꽃띠 호랑 회화전, 티모먼트 갤러리의 김동영 사진전 등도 색다른 세계로 이끈다.

첫날 오후 7시 갤러리길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젊은 뮤지션과 무용가들이 꾸미는 공연도 펼쳐진다. 정종웅·하지혜·황지혜 씨의 무용 무대와 김영주 재즈트리오의 재즈, 김유빈 씨의 국악공연과 은교밴드의 멋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시 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행사가 쿤스트 서학의 자랑이다. ‘스토리 샵과 소통하다’를 주제로 예술공방과 스토리샵 등 20여 곳에서 캘리그라피 엽서, 열쇠고리 만들기 등 핸드메이드 체험을 할 수 있다. 또 책의 첫 장을 각자의 개성대로 꾸며보거나 티셔츠에 인쇄하기, 도자기 만들기 등을 해볼 수 있다.

김성균 서학동갤러리길협의회장은 “올해는 지난해 보다 2배나 많은 작가가 참여하는 야외 작품과 6곳의 갤러리 전시를 관람하고, 20여 곳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깊어가는 가을날 미술축제의 에너지와 풍요로움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