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북한은 사회주의라는 뼈대만 있고 육체는 이미 자본주의로 바뀌었다”며 “20년 안에 홍콩과 비슷한 시위가 북한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태 전 공사는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물질주의가 언젠가는 북한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태 전 공사는 특히 북한의 밀레니엄 세대에 대해 “그들은 공산·사회주의 문화 콘텐츠보다 미국·한국의 영화·드라마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그들의 시선은 이념이 아니라 물질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들은 더 이상 ‘동지’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오빠’ 같은 한국말을 사용한다. 패션 스타일도 한국처럼 변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 정권이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 없는 미래”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내부의 변화 시도가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그 시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2세대이지만 홍콩 시위대는 3세대”라며 “북한의 경우 지도부에서 김정은이 유일하게 30대지만 그의 주변은 60대 후반부터 70·80대로 북한의 권력은 여전히 무자비한 2세대들의 손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젊은 세대들은 들고일어나면 즉각 진압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렇지만 10~20년 이후에 3세대가 권력을 쥔다면 사람들이 용감하게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3세대 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혁을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선 “없다”라고 부인한 뒤 “김씨 일가 왕조가 이어지기를 원한다. 북한의 최종적인 변화는 김씨 왕조의 붕괴”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북·미 협상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매우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을 멈추는 어떤 중대한 조치도 얻어내지 못했지만 김정은은 (미국의) 군사 옵션과 추가 제재를 피하면서 통치의 합법성을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인도와 파키스탄처럼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는 유일한 길은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김정은은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태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