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행정적 추진력은 황폐하게까지 느껴지는 한국사회의 정치 지형에서는 매우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저를 제외하고도 경기도를 기반으로 직업을 가지고 있는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들을 모아 보더라도 이재명 지사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방향성이 올곧은 뛰어난 행정가에 가깝습니다.”
이국종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아주대 의과대학 교수)이 19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항소심 당선무효형 판결과 관련, 대법원에 선처를 호소하는 10쪽 분량 장문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센터장은 “저는 아주대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항공이송, 현장출동 및 수술적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이국종”이라며 “격무에 시달리는 재판부 전체에 이러한 문건을 드리는 것 자체가 크나큰 결례인 줄을 잘 알고 있으나, 워낙 중요한 사안이다 보니 글을 올리게 된 상황을 이해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탄원서를 시작했다.
그는 중증외상환자의 생존에 필수적인 사고 현장 및 사고 직후부터 최단시간인 ‘Golden Hour’ 내에 환자 치료가 시작되고 최대한 빨리 항공이송을 해야만 하는 ‘선진국형 중증외상환자 치료체계’의 우리나라 정착에 깊은 열정을 가졌으나 번번히 난관에 부닥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센터장은 “이 지사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생명’이라는 핵심가치를 최우선 정책순위에 포진시키고 어려운 결정들을 해오면서 도정을 이끌어 왔다”며 “경기도라는 크면서도 복잡한 지역에서 많이 다쳐서 생명을 잃어가는 국민들의 목숨을 조금이라도 더 건져 내겠다는 핵심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어려움을 감내하겠다는 이 지사의 확고한 결심 때문”이라고 이 지사에 대한 무한 신뢰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어 이 지사의 정파를 초월한 행정가로서의 탁월성을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이재명 지사는 정당조차 다른, 4명의 전임지사들을 거치며 내려온 좋은 정책들을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서 애써왔으며, 도민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정책 또한 성실하게 계승, 발전시켜 내었다”면서 “어려운 정책적 결단을 내려가는 행정적 추진력은 황폐하게까지 느껴지는 한국 사회의 정치 지형에서는 매우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방향성이 올곧은 뛰어난 행정가에 가깝다”고 했다.
그는 최근 1년여가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이 지사에 대한 검찰 조사와 판결들을 지켜본 소회를 이렇게 말했다.
“1350만명 경기도정에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했다. 개인적인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생활이나 기본 업무에도 난항에 빠지지만 이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하면서 복잡한 경기도정을 잘 헤쳐 나가는 이재명 지사의 모습을 보면서 잘 해결되고 나면 경기도의 발전과 도민의 안녕에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 센터장은 대법원에 이 지사의 선처를 바라는 이유와 함께 간절하게 호소했다.
“실제로 겪어본 이 지사는 ‘생명을 살려내기 위해 자신의 정치적 득실을 보지 않는’ 어려운 결정을 많이 해왔다. 차가운 현실정치와 싸워가며, 도민의 생명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 지사가 너무 가혹한 심판을 받는 일만큼은 지양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 센터장은 이를 이순신 장군과 비유적으로도 표현했다.
그는 “정치적인 소용돌이에 휘말린 이순신 제독이 서울로 압송돼 고문을 받으며 취조당할 당시에, 충무공의 하급 부하장교인 종사관 김수철은 한양 도성 밖 땅바닥에 머리를 수없이 찧으며 피를 흘리면서 이순신 제독의 죄를 물으시더라도 그 몸을 부수지 마소서. 제독을 죽이시면 사직을 잃으실까 염려되옵니다”고 언급하며 “‘몸’은 ‘이재명 도지사에 대한 사법처리 결과’를, ‘사직’은 경기도정 전체에 해당된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다시 한 번 “저와 같이 이 지사와 함께 불가항력에 가까운 현실의 장애물들을 뚫어내면서 경기도민을 넘어서 대한민국 국민의 허무한 죽음들을 막아내고 있는 현장 의료인들은 능력이 출중한 행정가이자 좋은 사람인 이 지사를 ‘진정성 있는’ 조직 수장으로 믿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그가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수호할 수 있는 많은 정책들을 추진해 우리 사회 발전에 밑거름이 되면서 영예롭게 역사 속으로 묻혀 갈 수 있기를 충심으로 기원한다”고 선처를 호소하며 탄원서를 마무리 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