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예상하는 ‘조커’가 아니다.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영화 ‘조커’는 예상과 다른 스토리를 펼쳐낸다.
제목의 의미부터 다르다. ‘조커’는 희대의 악당 조커의 탄생이라는 그 누구도 몰랐던 새로운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코믹북 기반이 아닌 영화를 위해 완전히 재창조된 오리지널 스토리를 다룬다.
기존의 DC코믹스를 기반으로 한 영화에 등장한 조커(JOKER)는 보통 트럼프의 특별한 카드와 연관시켜 예측불허의 인물이라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이번 영화에서 조커는 조크를 하는 사람, 즉 우스갯소리나 농담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영화 속의 코미디쇼 장면에서 아서 플렉이 “나를 소개할 때 ‘조커’로 불러줄래요?”라는 대사를 던지며 그 의미를 명확하게 한다.
연출을 맡은 토드 필립스 감독의 전작이 흥행 코미디 영화 ‘행오버’라는 점이나 극 중 아서가 행하는 동작 중 찰리 채플린에게서 영감을 받았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 의미심장하다.
인생의 한줄기 빛을 기다리는 아서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시도하지만 오히려 본인이 웃음거리 신세가 되어버린다. 반복되는 무관심과 매정함 그리고 배신의 굴레에 빠진 아서는 비정한 우화 속에서 연이어 잘못된 선택을 내리면서 쌓이고 쌓여가는 사건의 연쇄 반응을 불러온다.
토드 필립스 감독과 함께 각본을 작업한 스콧 실버는 “아서는 그저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려 하자 한다. 그래서 광대가 되었고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고 싶어 한다. 그저 세상에 기쁨을 불러오고 싶어 하지만 고담시의 유해한 환경이 아서를 파멸한다. 연민과 공감의 결여, 예의 없는 사회. 그 환경이 조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정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마지막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영화를 어떤 관점으로 보았는지에 달렸다.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이 가능하고, 모든 답을 얻어 갈 수는 없고, 무슨 일이 있었고,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지에 대해 각기 다른 이론을 개진하는 것이 이런 캐릭터가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커’는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과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에 힘입어 코믹스 영화 사상 최초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영화제 상영 당시 8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걸작의 탄생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독립적 세계관 속에서도 DC 시리즈와의 연결고리가 될 고담시, 토마스 웨인, 알프레드 집사, 아캄 정신병원 등이 등장한다. 호아킨 피닉스 외에도 로버트 드 니로가 출연하고, ‘스타 이즈 본’으로 성공리에 감독 데뷔를 한 배우 브래들리 쿠퍼가 제작에 참여했다. 오는 10월 2일 개봉.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