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19일 당 윤리위원회가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해 직무정지 6개월 처분을 내린 데 대해 “손학규 대표가 정치를 이렇게 추하게 할지 몰랐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하 최고위원에게 징계를 내린 일은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한 행위”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금 당 상황을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제가 굉장히 고민이 많이 깊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바른미래당 의원님들과 이 문제 및 앞으로 저희들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깊이 상의를 하고 말씀드릴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다만 탈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너무 앞서 가는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의총 이후 기자들에게 “윤리위원회의 하 최고위원 징계 폭거에 대해 긴급 의총을 개최하게 됐다. 윤리위가 정치적 도구로 사용되는 것은 부당하며, 징계가 철회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는 정병국 의원이 16일 기자회견 통해 ‘추석까지 지지율 10% 안 되면 사퇴’ 약속 지키라고 한 뒤 갑작스럽게 그 다음날 윤리위 열어 반대파 제거하는 반민주주의적 폭거를 했다”며 “도저히 공당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을 벌이는 손 대표에게 유감을 표한다. 이게 독재가 아니면 무엇이겠나”라고도 말했다.
중징계를 받은 당사자인 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후 “하태경을 비롯해서 반대파를 쫓아내겠다는 것이 명확하다”며 “6개월 직무정지를 한다는 건 같이 할 수 없다는 걸 선언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 “우리당의 가장 큰 자산이 유승민과 안철수인데 반대파들이 유승민과 안철수를 쫓아내고 무엇을 할 수 있으려는지 모르겠다”며 “손 대표가 추진하는 제3지대가 손 대표가 제왕이 되는 그런 3지대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앞서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하 최고위원 징계안을 논의한 끝에 당직 직무정지 6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5월 손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언급했다가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