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英존슨, 9월말까지 대안 없으면 끝(over)이다” 최후통첩

입력 2019-09-19 16:51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영국 정부에 브렉시트 합의한 재협상을 원한다면 이달 말까지 대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EU 순회 의장국인 핀란드의 안티 린네 총리는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자신의 제안, 그런 게 존재한다면 그것을 문서로 작성해 내놓아야 할 때라는 데 (마크롱 대통령과) 동의했다”며 “9월 마지막 날(30일)까지 제안서가 없다면 이제는 끝(over)이다”라고 말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린네 총리가 언급한 제안서란 브렉시트 핵심쟁점인 ‘백스톱(안전장치)’ 조항을 대체할 제안서를 뜻한다. 백스톱 조항이란 브렉시트 이후 전환기간인 내년 말까지 영국을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조치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물러나기 전 EU와 합의한 사안인데, 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하드보더의 충격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존슨 총리 등 브렉시트 강경파는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남을 경우 독자적인 무역정책을 세우기 어렵다며 백스톱 조항을 반대해 왔고 EU 측은 백스톱 폐기 요구를 거절했다. 이에 존슨 총리는 백스톱을 폐기하는 대신 브렉시트에 따른 피해를 피하기 위해 ‘특정 협약’을 맺을 수 있다는 제안을 했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내놓지 않고 있다.

린네 총리는 “영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영국이 제안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존슨 총리를 압박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앞서 EU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에 더 이상 양보하지 말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시각을 수차례 드러냈다.

가디언은 EU가 영국에 대안을 제출하라고 제시한 30일은 존슨 총리에게 매우 민감하고 까다로운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날은 보수당의 전당대회 전날로, 존슨 총리의 대응, EU의 반응이 전당대회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U 지도자들은 존슨 총리가 백스톱 조항 제거만을 요구할 뿐 진지하게 대안 논의에 임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도 지난 16일 존슨 총리와의 회담 이후 “현재 구체적인 제안이 없다”며 “EU에는 단순한 말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촉박하니 말 대신 행동으로 보이라”며 “기존 탈퇴 협정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