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과 일요일 주말 이틀에 더해 주중 하루를 더 쉬는 ‘주 3일 휴무제’를 도입하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9일 도쿄도 내 사무용 건물에 무인 편의점 설치사업을 하는 벤처기업 ‘600’은 토, 일 주말 이틀 외에 수요일을 휴무한다고 보도했다. 구보 게이(34) 대표가 재작년 창업 당시 아내의 입덧이 심해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 것이다.
직원이 20여명에 불과하지만 “한주의 딱 중간에 하루를 쉬기 때문에 일할 때 열심히 하고 쉴 때 확실히 쉬는” 절도 있는 분위기라고 한다. 구인광고를 내면 일과 가정 양립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지원이 쇄도한다.
구보 대표는 업무의 우선순위를 중시한다. 직원들은 “월, 화요일은 영업, 목, 금요일은 개발” 등 이틀 단위로 해야할 일을 정해 집중적으로 매달린다. 오후 6시 넘으면 대부분 퇴근한다.
풀타임 근무자를 대상으로 후생노동성이 작년에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주3일 휴무’ 등 이틀 이상 휴무를 실시하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조사대상자의 9%였다.
트럭 운전사 등 운수업 종사자의 비중이 높았지만 다른 업종에서도 늘어 10년 전에 비해 거의 배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도 산업노동국이 2016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도입을 희망하는 근무제로 ‘주 3일 휴무’를 든 사람이 51.6%로 가장 많았다. 20대에서는 59.0%에 달했다.
주 3일 휴무제는 대기업에도 확산하고 있다. 일본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한 달 한정으로 매주 금요일을 휴무일로 하는 주 3일 휴무제를 실시했다. 회사도 사원들이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늘어난 휴일을 자기계발이나 가족을 위해 쓰면 업무에 플러스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근무시간을 줄였지만 8월 급여는 원래대로 지급하고 수익목표도 그대로 유지했다.
업무 효율화를 지원하는 시스템도 갖춰가고 있다. 이 회사는 2016년 취업규칙을 바꿔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는 ‘플렉서블 워크’를 도입했다. 매일 반드시 출근할 필요가 없고 거래처를 돌다가 그대로 퇴근하거나 종일 자택에서 근무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가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일본 최대 광고업체인 덴쓰는 지난해부터 월 1회에 한해 주 3일 휴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제철은 8월에 한정적으로 실시했다. 야후와 NEC 등은 노인이나 환자를 돌봐야 하거나 육아 등의 가정사정이 있는 사원에 한해 주 3일 휴무를 허용하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