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대화 모드? 20일 국장급 협의 개최…고노 제안엔 가능성 열어

입력 2019-09-19 15:30 수정 2019-09-19 15:52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장이 지난 7월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첨예한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대화 분위기가 감지된다. 외교라인에선 국장급협의를 갖고 외교장관 회담 개최를 논의한다. 국방부는 고노 다로 신임 일본 방위상의 대화 제의가 공식화 되면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20일 일본 도쿄 외무성에서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만나 한·일 국장급협의를 갖는다고 외교부가 19일 밝혔다.

김 국장은 지난 3일 부임한 다키자키 국장을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양국 국장은 상견례 성격의 만남을 갖고,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 및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심사우대국) 한국 제외와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장급협의는 갈등 속에서도 소통을 지속하면서 해법을 찾고,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양국 외교 당국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김 국장과 다키자키 국장은 다음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신임 일본 외무상 간의 첫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조율할 것으로 관측된다. 모테기 외무상은 지난 11일 취임했다. 양국 모두 상견례 차원의 만남과 대화의 끈을 이어가기 위한 외교장관 회담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외교 당국뿐 아니라 국방 당국 간에도 대화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국방부는 고노 방위상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회동을 원한다고 밝힌데 대해 “공식 제의가 오면 그때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공식적인 제의를 받은 바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회동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태도였지만,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고노 방위상은 지난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어떤 타이밍에라도 정경두 국방장관과 대면하기를 바란다”며 “현재의 북한 정세로 볼 때 한일 간 연대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제대로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지난달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면서 양국 간 갈등은 군사·안보 분야로까지 확산됐다. 11월 22일 지소미아 종료 확정 시점까지 남은 시간을 활용, 국방 당국 간 소통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