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 간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고위급협의체인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Korea-US Integrated Defense Dialogue) 회의가 오는 26~27일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 최근 논란이 됐던 유엔군사령부의 역할 확대 문제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방부는 19일 “한·미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공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추진, 한·미동맹의 심화·확대 방안 등 한·미 양국의 주요 안보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엔사가 최근 참모조직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사와 평시작전통제권을 갖는 합동참모본부, 정전협정 관리 임무를 수행하는 유엔사 간 관계를 규정한 약정(TOR)을 개정하기 위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이 약정에 전작권 전환 이후에 변화되는 내용을 반영하는 작업은 전작권 전환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한미통합국방협의체에서 진행된 논의는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 보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는 또 지난 5월부터 10차례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핵심 의제로 꼽힌다. 조만간 시작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주한미군 기지 반환 문제가 다뤄질 수도 있다.
아울러 이번 회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불거진 한·미동맹 균열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측은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한·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하라는 요청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에서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
국방부는 구체적인 의제를 밝히지는 않았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협의 사안이나 의제에 대해서는 추후에 말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측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미 측 하이노 클링크 동아시아 부차관보가 수석대표로 나선다. 양국 국방·외교 주요 당국자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미통합국방협의체는 2012년 4월부터 가동됐다. 이번이 16번째 회의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