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버워치 리그’의 대미를 장식할 그랜드 파이널이 오는 30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웰스 파고 센터에서 열린다. 올해 그랜드 파이널에선 밴쿠버 타이탄즈와 샌프란스시코 쇼크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양 팀에 한국 선수가 다수 포진해있는 만큼, 여전히 한국이 e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냄을 증명했다. 우승팀은 170만 달러(약 20억원)와 함께 트로피를 든다. 준우승팀에게도 60만 달러(약 7억원)가 주어진다.
경기를 앞두고 화상인터뷰가 19일 서울 강남구 블리자드 사옥에서 진행됐다. 올해 오버워치 리그에 처음 입성한 후 돌풍을 일으키며 로열로더(대회 첫 출전 팀이 우승에 이르는 것)를 바라보고 있는 밴쿠버 타이탄즈의 황지섭 감독은 ‘증명’을 강조했다. 그는 “처음 오버워치 리그에 입성했을 때 물음표가 있었다”면서 “19연승, 우승, 준우승, 그리고 이제는 그랜드 파이널 결승전에 오면서 느낌표가 됐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팀에서 지원 포지션을 맡고 있는 ‘트와일라이트’ 이주석은 “저희는 이전부터 저평가 받았다. 메타 의존적이라는 말씀도 있었다. 이제 그랜드 파이널에 왔다. 우승을 한다면 누구도 이견을 말할 수 없는 상위권 팀이 된다고 생각한다. 꼭 우승해서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밴쿠버는 ‘러너웨이 1기’ 멤버들이 올해 미국으로 넘어가 결성한 팀이다. 최근 국내 컨텐더스에서 러너웨이가 우승을 차지한 소식을 알고 있다고 한 밴쿠버 선수들은 축하의 말을 전하면서 ‘매그’ 김태성(탱커)을 가장 돋보이는 선수로 꼽았다. 이주석은 “현 오버워치 리그에서 돋보이게 잘하는 한국인 메인 탱커가 다른 포지션에 비해 많지 않다”면서 “‘매그’ 선수가 리그에 오면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미지딜러 ‘학살’ 김효종은 “‘꽃빈’ 이현아 구단주와 ‘러너’ 윤대훈께 축하한다는 얘기를 개인적으로 했다”면서 “저 역시 ‘매그’와 연습을 해보진 않았지만 잘하는 게 보였다”고 전했다.
올해 밴쿠버와 샌프란시스코의 라이벌 구도는 각별했다. 올해 두 차례 스테이지 결승에서 격돌했고, 한 번씩 우승을 양분했다. 각 결승이 4대3, 4대2가 나왔을 정도로 치열했다. 탱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짜누’ 최현우는 “3번째 만난 만큼 꼭 이기고 싶다”면서 “샌프란시스코도 잘하는 팀이다. 잘 준비해서 대회장에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명 ‘2-2-2’ 메타로 바뀐 뒤 경기 양상을 묻자 황지섭 감독은 “경기는 더 재밌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똑같은 것만 하지 않고,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메타가 바뀐 뒤에도 잘할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이 워낙 잘하고, 그걸 잘 부각할 수 있는 코치진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주석은 결승에서 더 메타를 잘 이해한 팀이 이길 거라고 내다봤다. 그는 “메타 이해가 무엇보다 높아야 한다. 그걸 가지는 팀이 결국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