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이하 젊은 유방암, 2년간 난소 기능 억제 주사로 재발률 낮출 수 있다

입력 2019-09-19 10:57 수정 2019-09-23 10:30
유방 촬영술 장면. 국민일보 자료 사진

45세 이하 젊은 유방암 환자들은 항암 치료 후 추가적으로 2년 간 난소 기능 억제 치료를 받으면 암 재발을 막고 ‘무병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50~60대 유방암 환자가 많은 서구와 달리 30, 40대 유방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국내 실정에서 유방암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오랜 기간 암재발을 걱정해야 하는 젊은 유방암 환자들에게도 희망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외과 노우철 박사팀은 20세 이상, 45세 이하 폐경 전인 유방암 환자 1483명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연구결과를 19일 발표했다.

한국유방암학회 주관으로 2009년부터 9년간 국내 34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이번 다기관 임상연구 성과는 미국 임상종양학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들이 항암치료 후 난소 기능이 회복된 경우, 표준 항암제인 ‘타목시펜’을 5년간 적용한 그룹과 타목시펜 5년 및 난소기능 억제 주사 치료 2년을 동시에 적용한 그룹으로 구분해 5년 무병 생존율과 전체 생존율을 각각 추적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독성 때문에 난소 기능이 억제되며 폐경 수준에 이른다. 항암치료가 끝나면 다시 회복되며 생리가 나타나기도 한다. ‘폐경 수준’을 만들어주는 난소 기능 억제 주사는 4주에 한 번씩 투여됐다.

분석 결과, 난소 기능을 억제한 그룹에서 5년 무병 생존율은 91.1%, 5년 전체 생존율은 99.4%로 나타났다. 난소 기능 비억제 그룹에서는 5년 무병 생존율은 87.5%, 5년 전체 생존율은 97.8%로 나타나 난소 기능 비억제 그룹에 비해 난소 기능 억제 그룹의 생존율이 유의하게 높은 것이 확인됐다.

노 박사는 “국내에서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젊은 유방암 환자의 치료 효과 향상을 기대한다”면서 “난소 기능 억제 주사의 경우 시행 뒤에는 다시 정상 난소 기능이 회복되기 때문에 젊은 여성의 임신이나 출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젊은 연령대에서 유방암이 증가함에 따라 국제유방암연구팀 등을 중심으로 난소 기능을 조절해 유방암 치료 효과를 높이려는 연구가 주목받아 왔다.

이번 연구는 국내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치료 후 2년간 난소 기능을 추적 검사하면서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는 점, 난소 기능 억제 기간이 5년(국제 연구팀 제시)이 아니라 2년만으로도 효과 있다는 것을 밝힌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지닌다고 연구팀을 설명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공식 후원하고 다수의 다국적 제약사가 재정 지원해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진행된 대규모 국제연구(소프트 연구)에서는 항암치료 후 5년간 유방암 환자의 난소 기능을 억제해 무병 생존율을 높인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노 박사는 “5년간 난소 기능 억제 치료는 부작용이 많이 따르는 반면, 항암 치료후 2년간만 난소 기능 억제 치료만으로도 재발을 막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밝혀낸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