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연방대법관은 부패 수사 과정에서 국영 에너지 회사 페트로브라스가 낸 벌금으로 조성된 26억6000만 헤알(약 7776억원) 규모의 기금을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활동과 교육 분야 투자에 사용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기금은 2014년부터 시작된 ‘라바 자투(Lava Jato·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이라는 반부패 수사 과정에서 환수된 돈으로 조성됐다. 작전을 통해 브라질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가 2001년부터 공공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대가로 5000억원이 넘는 뇌물을 관료들에게 건넨 사실이 드러났고, 당국은 뇌물과 횡령금을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연방경찰에 수감되기도 했다.
기금의 절반 이상은 아마존 열대우림 관리를 맡는 브라질 환경·재생 가능 천연자원 연구소(Ibama)에 배정된다. 연구소는 기금으로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이뤄지는 불법 벌목과 방화 등 환경 훼손 행위를 단속할 예정이다.
자금 운용이 중단됐던 ‘아마존 기금’ 역시 다시 운영될 전망이다. 지난 8월 기금 최대 운영국인 노르웨이가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경제성장을 명분으로 아마존 파괴를 방치한 것에 반발해 자금 운용을 중단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 9개 주 정부의 주지사들과 노르웨이·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 4개국 대사들이 만나 ‘아마존 기금’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누면서 기금운용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