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협회 “선명도 50% 넘어야 8K”…삼성·LG TV공방에 가세

입력 2019-09-19 09:33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8K 공방’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가운데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또다시 불을 지폈다. 8K는 영상의 가로 해상도가 약 8000 픽셀인 고해상을 의미한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CM값이 12%에 못 미친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8K 기술의 ‘화질 선명도(CM)’는 50% 이상이어야 한다고 못 박은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TA는 17일(현지시간) 업계 기준에 따라 8K 디스플레이를 인증하고, 8K 로고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CTA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의 주최기관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한 전 세계 2000여개 기업이 가입돼 있다.

CTA는 “업계가 요구하는 8K UHD(초고화질)의 기술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판매자와 소비자가 식별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별도의 첨부 자료를 통해 ‘8K 인증 기준’을 안내했다. 화면 해상도(Display Resolution)와 관련 “디스플레이는 1×1 그릴패턴 기준 최소 50%의 CM값을 만족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CTA는 인증기관이지 표준 규격을 정의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발표된 8K 기준이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LG전자는 지난 독일 가전 전시회 ‘IFA 2019’ 때부터 17일 오전 설명회까지 줄곧 “CM값이 50%를 넘어야 8K TV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17일 오후 설명회를 열고 CM값이 8K 기술을 판단하는 결정적인 잣대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도 2016년 CM값을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발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8K 협회’도 8K의 기술 표준을 공개하고 향후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TA는 ‘8K UHD’ 인증을 곧 시행하고, 내년 1월부터 기업들이 인증된 로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TA가 CES를 주관하는 협회인 만큼 이번에 발표된 인증로고를 받지 못하면 미국 시장에서 8K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CM값 50%를 충족하는 건 기술적으로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CTA의 인증 기준을 맞출지는 사업적인 판단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