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현지시각으로 1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발표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제롬 파월과 연준이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2.00~2.2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내렸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가계지출 증가 속도가 빨랐지만 기업 투자와 수출은 약화됐다”며 “지난 12개월간 전반적인 인플레이션과 음식,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도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또 “미미한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제 전개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올해 두 번째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후 10년 7개월 만인 지난 7월 말 금리를 인하했었다.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2%로 상향했다. 2020년은 2.0%, 2021년은 1.9%로 제시했다. 실업률은 3.6%에서 3.7%로 높였다.
올해 인플레이션과 근원 인플레이션은 각각 1.5%와 1.8%를 유지했다. 연준이 두 달 만에 또다시 금리인하를 결정하기까지는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준 위원 10명 중 7명이 기준금리 인하에 찬성했고 3명이 반대했다. 연준 위원은 2명은 동결을 주장했고 1명은 0.50%포인트 내릴 것을 요구했다. 이는 2014년 12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파월 의장도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Fed 내부 판단이 엇갈려 정책 결정이 어려운 시점”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또 경기하강 국면을 전제로 폭넓은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만약 경제가 하강하면 더욱더 폭넓은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한 파월 의장은 “다만 그것은 우리가 보고 있다거나 예상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고 본 파월 의장은 ‘조건부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당분간 섣불리 움직이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하강 국면이 현실화되더라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한 ‘마이너스 금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금융위기 때도 마이너스 금리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가 마이너스 금리를 사용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트위터를 통해 “멍청이들 때문에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연준은 금리를 제로나 그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연준이 금리인하를 결정한 직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제롬 파월과 연준은 또다시 실패했다”며 “배짱도 없고, 감각도 없고, 비전도 없다. 끔찍한 소통자”라고 비난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