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을 위한 평화기도문] 주여, 우리 기도에 응답하여 주소서

입력 2019-09-18 16:11
오늘도 살아서 역사하시는 주님의 이름을 높여드립니다. 한반도가 황폐해 운명의 불씨가 꺼져가던 때, 이 나라와 민족을 굽어살피시어 복음으로 충만하게 하시고 새롭게 하셨던 역사를 기억합니다. 수많은 순교자의 피 위에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이 땅에 허락해주시고 사방팔방에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세워지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처한 국내외 문제가 아무리 심각해도 주님 안에 있으면 그 어떤 위기와 갈증도 모두 다 해결될 줄 믿습니다.

이념과 정쟁으로 분열되고 대내외 위기에 직면한 이 나라를 긍휼히 여겨 주소서. 폐허의 땅에서 이룩한 정치 경제 문화 등 전 국가적인 성취와 번영에 도취했으나 그동안 숨겨져 있던 크고 작은 죄악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이 주신 역사적 기회를 맞이하고도 열방을 섬기는 제사장 나라의 사명으로 승화시키지 못한 채 여지없이 무너지는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풍전등화의 위기 앞에 다시금 주께로 돌이켜 이 나라를 위해 한마음으로 부르짖게 하소서.

온 우주 만물의 통치자이신 하나님을 거부한 채 불법을 일삼는 북한의 포악한 자를 꺾어주소서. 주체사상으로 교회를 억압하고 온갖 속임수와 허황한 것들로 자국민을 사망의 길로 몰아넣는 북한 정권을 무너뜨려 주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북한 전역 3만8000여 개 우상을 무너뜨려 주시고, 집집이 걸려있는 초상화가 사라지게 하시며 북녘 동포들의 중심 깊은 곳에 하나님의 진리가 충만하도록 인도하여 주소서. 마을마다 세워진 혁명사적관이 무너지고 주님을 높이며 찬양하는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세워지게 하소서. 북녘 동포들이 주님을 찬양하고 주님과 함께 거하는 참다운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중국 등 제3국과 대한민국에 입국한 모든 북한 동포들을 지키고 보호해 주소서. 정든 땅과 가족의 품을 떠나 방황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을 긍휼히 여기소서. 오늘도 낯선 길과 골목에서 하늘을 우러러 간절히 기도하는 그들의 간구에 응답해 주소서. 이 땅에 찾아온 3만3000여 북녘 식구들이 사막에 강을, 골짜기 가운데 샘을 내시는 주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게 하소서. 한국교회는 물론 모든 국민이 그들을 긍휼히 여기며 가슴으로 품고 섬길 수 있는 주님의 마음을 갖기를 기도합니다. 거룩한 뜻을 품은 성도들의 섬김으로 이웃의 상처가 치유되고, 이로 말미암아 주님의 사랑을 누리며 주님의 뜻을 발견하는 놀라운 은혜를 허락해 주소서.

이 나라와 민족의 죄악이 더 중해지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주께서 허락해주신 성취와 번영의 역사에 감사하며, 우리 만의 경계를 넘어 열방을 품는 제사장 나라로 삼아주시옵소서. 북녘의 불법자의 전횡이 그치게 하시고,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힘없는 자들을 신원하여 주시며 생명이 보전되는 역사를 허락하소서. 여러 나라와 특별히 대한민국이 갈대상자와 같이 쓰임받아서 생명을 걸고 산과 강을 건너는 동포들의 손을 따뜻이 잡아줄 수 있도록 하여주소서. 이 땅에 찾아온 모든 이웃들의 삶을 지키고 보호하시며 가족과 생계 등 삶의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길을 내시고 강을 내어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통일기도문 해설

이 기도문은 통일의 여정에서 대한민국의 사명 감당을 간구하며, 북한의 불법적 통치를 고발하고, 마지막으로 역사의 틈바구니에서 신음하는 북녘과 제3국의 이웃을 위한 간구 등 세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첫째, 이 나라의 하나 됨을 위해 기도한다. 우리가 어떠한 위기에 처해있는가의 문제보다 대한민국에 허락하신 주님의 역사를 다시금 바라보며 사명을 깨닫고 감당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국민들의 분열된 마음이 단순히 하나가 되기를 간구하는 것이 아닌, 주님께서 주신 사명 앞에 하나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하여 허락하신 모든 기회를 제사장 나라의 사명을 위해 온전히 쓰임받기를 원하는 뜻을 담았다. 특히 북녘과 동포들을 품어야만 하는 주님 주신 사명을 기억하고 그릇을 준비하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구하고 있다.

둘째, 북한의 모든 문제는 하나님을 부정하고 인간이 하나님의 자리에 앉고자 하는 무지함과 불법적 소행의 결과임을 고백한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백성, 우리의 이웃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를 애통해하며 기도드린다. 북녘에서 겪는 어려움이 단순한 굶주림, 낙후된 상황 등의 문제가 아니라 김씨 일가의 우상화에 따른 영적인 문제임을 고백한다. 모든 우상 덩어리가 무너지고 집집마다 걸려있는 초상화가 제거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리하여 모든 동포들이 주님과 함께 살 수 있는 참다운 기쁨이 임하기를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북한 동포뿐만 아니라 집을 떠나 광야의 길을 걷고 있는 모든 유리방황하는 이웃을 위한 기도를 드린다. 타의에 의해 삶의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이웃을 긍휼한 마음으로 품고 주님께서 선한 길로 인도해주시길 소망하고 있다. 중국 등 제3국에서 방황하는 자들이나 온갖 장해를 이겨내고 대한민국에 입국한 3만 3천여 동포들의 삶의 문이 열리길, 대한민국 국민과 한국교회 모든 성도들이 사랑의 마음으로 품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