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보안 우려는 근거 없는 소문”…AI에 ‘5년간 15억 달러’ 투자 계획

입력 2019-09-18 16:02 수정 2019-09-18 16:03
켄후(Ken Hu) 화웨이 순환회장이 18일 중국 상하이 엑스포 센터 및 세계 엑스포 전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HUAWEI CONNECT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국화웨이 제공

미·중 무역 분쟁의 최전선에 있는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측이 주장하고 있는 보안 우려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화웨이는 향후 인공지능(AI) 컴퓨팅 시장에서의 선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5년간 15억 달러(약 1조785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은 18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화웨이 커넥트 2019’에서 “일각에서 화웨이의 5G 장비와 솔루션의 보안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 증거가 하나도 제출되지 않았다. 이는 증거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어떤 기술을 개발하건 간에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기술을 고객에 제공하는 것을 핵심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연일 화웨이 장비의 보안과 관련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의 주장에 적극 반박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화웨이의 통신 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며 주요 국가에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의 배제를 요구하고 있다.

켄 후 회장은 이어 “화웨이는 칩셋이나 솔루션을 포함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장비 제공업체로 거듭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는 더욱 믿을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런정페이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화웨이의 5G 기술과 노하우를 미국 등 서방 회사에 전면 개방할 의향이 있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 노키아 등과 글로벌 5G 장비 계약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화웨이는 이날 전세계 5G 상용 계약을 60여건 체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켄 후 회장은 “5G 상용 계약이 너무나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기억이 맞다면 60건 정도”라고 밝혔다. 내년 초쯤 중국에도 5G가 구축될 예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켄후(Ken Hu) 화웨이 순환회장이 18일 중국 상하이 엑스포 센터 및 세계 엑스포 전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HUAWEI CONNECT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국화웨이 제공

화웨이는 이번 행사에서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로서 한 단계 진화된 기술력을 선보이며 AI 클러스터 제품인 ‘Atlas 900’를 공개했다.

아틀라스(Atlas)는 데이터를 생성하는 장치 단계부터 생성된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에 이르기까지 AI 인프라 솔루션을 아우르는 화웨이의 플랫폼으로, 자사 AI 프로세서(칩셋)인 ‘어센드(Ascend)’ 시리즈로 구동된다. 어센드 수천 개의 위력을 합친 것으로 평가되는 Atlas 900은 AI 컴퓨팅이 적용되는 천문학, 기상 예보,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 연구와 비즈니스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란 설명이다.

켄 후 회장은 “Atlas 900을 이용하면 20만개 이상의 행성을 10초 만에 스캔할 수 있다”며 “이는 과거 약 169명이 해야했던 작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작업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이같은 AI 기술 발전의 기반에 컴퓨팅(Computing) 기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컴퓨팅이란 기기를 활용한 논리적, 수학적 연산을 일컫는 말로 AI를 이용한 기계학습(머신러닝)을 위해 필수적이다.

켄 후 회장은 “음성인식과 이미지 인식은 과거에는 없었던 일종의 규칙과 변수(rules and parameters)로, 새로 등장한 컴퓨팅 모델이 전례 없는 것들을 만들고 있다”며 “5년 내에 AI 컴퓨팅이 전세계 컴퓨팅 파워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새로운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웨이는 개방형 시스템 구축을 위해 향후 5년간 개발 프로그램에 15억 달러(약 1조7850억원)를 더 투자함으로써 500만 개발자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화웨이 커넥트는 글로벌 정보통신(ICT) 산업 발전을 위해 화웨이가 매년 주최하는 대표 행사로, 화웨이의 최신 기술 및 신제품은 물론 ICT 업계 기술 동향, 파트너사와의 협업, 디지털 혁신 사례 등이 공유된다. 올해 행사는 ‘지능의 진화(Advanced Intelligence)’를 주제로 오는 20일까지 상하이에서 열린다.

상하이=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