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국인 국가안전보장국(NSS)에 경제 담당 부서를 신설할 예정이다.
1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NSS는 현재 구미(歐美)·동북아·중동을 담당하는 지역별 정책반 3개, 사이버 정책 등을 다루는 전략기획반, 정보를 종합하는 정보반, 총괄·조정반 등 6개 반(班)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경제반’을 새로 만드는 구상을 일본 정부가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경제반은 통상문제, 외국 기반시설 개발 협력, 첨단기술 분야 국제 협력 등을 다루고 경제 정책에 관한 기본 방침이나 중요 사항을 기안하거나 관계부처와의 조정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관련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재무성이나 경제산업성 출신의 중견 간부들이 배치된다.
NSS는 외교·안보 부문에서 총리를 보좌하거나 조언하면서 관련 정책 추진에서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반을 추가하는 것은 경제 정책을 외교·안보 정책과 통합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마이니치는 경제반 신설 추진에는 “총리관저가 주도해 ‘경제 중시 외교’를 추진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반 신설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나 수출 규제 확대를 둘러싼 한국과의 갈등과도 맞물린 조치로 보인다. 요미우리는 “최근 경제적 수단으로 안전보장상 국익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이 있다”면서 “한국에 대해 반도체 재료의 수출 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등 경제와 외교·안전보장 분야를 연대한 대응이 필요한 기회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반이 만들어지면 아베 신조 정권은 한·일 양국의 수출규제 갈등이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주요 현안에 관해 NSS를 활용해 총리관저가 주도하는 조직적 대응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중 무역 마찰 등의 여파로 일본 수출이 또다시 크게 줄면서 8월 무역 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8월 무역 통계’를 보면 수출액은 6조1410억엔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2%나 줄었다. 이로써 일본 수출액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1조2000억 엔으로 12.1% 줄었고, 한국으로의 수출 역시 4226억엔으로 9.4% 감소했다. 한국 수출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째 감소했다.
이와 함께 일본의 8월 수입액은 6조2773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1363억엔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2403억엔으로 10.3% 감소했지만, 수출액 감소 폭이 더 커서 흑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8.1% 줄어든 1823억엔이었다.
일본의 수출입 감소 추세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세계 교역 시장의 위축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지만, 한국과의 무역 갈등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재무성은 수출 규제를 단행한 7월 이후 무역수지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 대해선 “해당 품목은 식별 분류가 없어 무역 통계에서는 영향은 모른다”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