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들섬’ 숲과 음악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 완료

입력 2019-09-18 15:00
서측에서 드론으로 찍은 노들섬.

한강 노들섬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여름에는 물놀이, 겨울에는 스케이트를 타며 한강을 가장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놀이섬이었다. 하지만 유원지, 오페라하우스, 한강예술섬 등 여러 개발사업이 추진됐지만 무산되면서 지반 반세기 동안 도시의 외딴 섬으로 잊혀져왔다.

용산과 노량진을 잇는 한강대교 아래 노들섬이 자연생태 숲과 음악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이 공존하는 ‘한강 음악섬’으로 변신을 마치고 오는 28일 개장한다. 서울시가 18일 노들섬 내부 곳곳을 언론에 사전 공개했다.

노들서가 및 공연장 외관

음악섬으로 재탄생한 노들섬의 핵심시설은 한강대교에서 용산쪽을 바라보고 다리 서편에 새롭게 들어선 ‘음악 복합문화공간’이다. 기존 노들섬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최대 3층 높이의 건축물을 다양한 레벨로 소박하고 아기자기하게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한강대교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다리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도 이 건물을 통해 노들섬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다.

한강대교 동편에는 강의부터 국제행사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할 수 있는 다목적홀이 조성된다. 동편의 나머지 공간은 맹꽁이 서식지 등 기존 노들섬의 자연생태를 그대로 보존하는 ‘노들숲’이 된다. 오는 10월 다목적홀이 준공되면 한강대교 서편의 복합문화공간과 보행데크를 통해 바로 연결될 예정이다.

서편의 음악 복합문화공간 주요시설은 라이브하우스, 노들서가, 엔테이블, 식물도 등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인 ‘라이브하우스’는 한강 위 유일한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이다. 총 456석 규모(스탠딩 874석)로 콘서트에 최적화된 음향·조명·악기 시설과 리허설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다. 비슷한 크기의 다른 공연장에 비해 최대 규모의 무대를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음악외에 책, 패션, 마켓, 음식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들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노들서가에서는 15개 독립책방과 출판사가 계절별로 직접 큐레이팅한 서가를 선보이고, 엔테이블에서는 유명 요리사나 문화계 인사들과 함께 하는 다이닝 프로그램을 매달 진행한다. 식물도에서는 4팀의 식물 크리에이터 그룹이 진행하는 다양한 시민 참여형 가드닝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음악 복합문화공간에서 나와 한강대교 반대편으로 가면 약 3000㎡ 규모의 너른 잔디밭 ‘노들마당’이 펼쳐진다. 최대 3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야외공연장이 되기도 하고, 공연이 없는 평상시에는 돗자리를 펴고 한강을 바라보며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노들섬은 용산에서 노들역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노들섬 정류장에 하차하거나 한강대교 보행길을 따라 10~15분 걸으면 진입할 수 있다. 차량 주차는 불가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9호선 노들역이다. 노들섬이 개장하는 28일부터는 수상택시 정류장도 생겨 이촌나루, 여의나루 등에서 수상택시를 타고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노들섬은 시민의 직접 참여와 의견 수렴을 통해 기본 방향을 설정하고, 운영자를 우선 선정해 기획·설계·시설조성 후 운영프로그램을 마련한 모범사례”라며 “특히 대중 음악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뮤지션들의 특화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