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증오와 혐오, 가짜뉴스가 공정한 언론 해쳐”

입력 2019-09-18 14:09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생각이 다른 사람들 간의 증오와 혐오, 너무나 빠르게 확산하는 가짜뉴스와 허위정보가 공정한 언론을 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국경없는기자회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사무총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제 언론자유 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의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사무총장과 30분가량 접견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한국 대통령이 국경없는기자회 대표단을 만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나는 언론자유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또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며 “언론이 자유로우면서도 공정한 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할 때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 “국경없는기자회의 노력 덕분에 정치권력으로부터 언론의 자유를 지켜내는 데에는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정치권력뿐만이 아니다”라며 “언론 자본·광고 자본의 문제, 그리고 또 속보 경쟁, 그리고 서로 아주 극단적인 입장의 대립 등이 공정한 언론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실에 바탕을 둔 생각과 정보들이 자유롭게 오갈 때 언론의 자유가 진정으로 실현될 수 있다”며 “사실에 기반한 공정한 언론이 사회 구성원의 신뢰를 높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경없는기자회가 한국의 언론자유 수호운동을 지지해 주신 점에 감사드린다”며 “언론이 공정한 언론으로서 사명과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데 계속해서 큰 역할을 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가짜뉴스’로 인한 사회적 폐해와 허위정보 유통, 민심 왜곡에 대한 경계심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한국기자협회 창립 기념식에서도 “가짜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진실은 더욱 중요해졌다”고 언급했었다.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인권변호사로 활동하셨던 분이 대통령으로 당선이 됐다는 사실, 그리고 이렇게 중요한 한국이라는 국가에서 이런 좋은 일이 일어났다”며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있어서도 아주 긍정적인 사건”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제가 2년 전 한국에 왔을 때 문재인정부에서 ‘2022년까지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를 30위까지 끌어올리겠다’라고 굳은 의지를 천명했다”며 “한국은 이전 10년 동안 언론 자유에서 힘든 시기를 가졌지만 이후 많은 환경 개선이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접견은 들루아르 사무총장이 2017년 6월에 이어 지난 6월 공식 서한을 보내 ‘정보와 민주주의에 관한 국제선언’에 대한 지지와 함께 문 대통령과 만남을 요청하며 성사됐다. 이날 자리에는 한국기자협회 정규성 회장도 참석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