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수출가격 13개월 만에 반등… 지난달 원화 약세에 수출입물가 상승

입력 2019-09-18 14:05

지난달 수출물가가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돌파하면서 ‘환율 효과’ 영향을 받은 것이다. 단가가 떨어져 내리막을 걷던 D램 수출물가지수도 1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다만 환율 효과를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으로 보면 수출입물가는 여전히 하락세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19년 8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전월(100.44)보다 1.5% 올라간 101.90을 기록했다. 지난 5월(103.07) 이후 계속 내려가다 석 달 만인 지난달 다시 올라간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9% 내려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출물가가 오른 이유는 ‘환율 효과’ 때문이다.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1208.98원)은 전월(1175.31원)보다 2.9%나 상승했다. 환율 효과를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으로 보면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1.2% 떨어졌다.

환율 상승에 기대 D램 수출물가도 올랐다. 지난해 8월부터 계속 떨어졌던 D램 수출물가지수는 지난달 2.9% 상승했다. 13개월 만의 오름세다. 계약통화 기준으로도 보합 수준을 보여 하락세가 멈췄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의 영향으로 반도체 수출물가지수도 지난달 2.9% 상승했다.


한은 측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시장에서 향후 D램 생산 차질을 우려한 탓에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생산 업체의 생산량 감소로 공급량까지 함께 줄어든 영향도 D램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많아진 수요량과 줄어든 공급량이 동시에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세부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들어가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1%)와 함께 전기장비(2.2%) 등이 전월대비 상승 전환했다. 하지만 석탄 및 석유제품(-3.4%)은 국제 유가가 떨어진 탓에 수출물가도 덩달아 하락했다. 지난달 평균 두바이유가는 전월(63.28달러)보다 6.6% 내려간 59.1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10.23으로 전월(111.17)보다 0.9% 올라갔다. 두 달 연속 상승세다. 국제유가가 떨어졌지만 환율 상승 효과를 더 크게 받은 결과다.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전월보다 1.8% 하락했다.

중간재 중 가중치가 높은 화학제품(0.4%),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3%), 제1차금속제품(2.4%) 등이 올라 수입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